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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암 때문에 울다가 웃다가
고정혁 기자 입력 2007년 12월 27일 23:12분878,253 읽음

큰댁에서 명절에, 제사에, 행사가 잦은데 우리 착한 동서 일 치르고 난 저녁이면 날 붙잡고 하소연이 길다.
“형님, 제가 크게 병이 없어 그렇지 몸이 약하고 잔병치레가 심해요. 어이구, 내일부터 전 꼼짝 못하고 끙끙 앓아야 해요. 형님은 저보다 혈색이 더 좋고 산에도 그리 잘 올라가시는데 저만 늘 혼자 상 들고 무거운 거 다 나르고. 에고, 벌써부터 팔이 쑤셔요.”
유방암 3년차인 나.
관리 열심히 한 덕분인지 현재 체력, 컨디션이 내 평생 가장 좋다.
그래도 암환자에 유방암 수술까지 했으니 앞으론 무거운 물건 들지 말고 무리해서 팔 쓰지 않도록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남편 덕분에 어른들도 귀에 못이 박혀 약골인 우리 동서만 힘이 든다.

“동서, 늘 미안해. 이젠 괜찮대도 저러시네.”
미안한 맘에 동서 팔을 주물러 주려하는데 어느새 보고 쫓아온 남편 때문에 그도 못한다.
동서한테 미안해도 너무 이쁜 남편 때문에 살 맛 난다.

 

 

 

 

초보 암 시절 신호위반으로 걸려 면허증을 내줬다. 경찰이 조회하더니 빤히 얼굴 쳐다보며 어디 급하게 가시는 중이냐고 묻기에 별 생각 없이 그렇다 했더니 경고장으로 끝내고 보내준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암환자는 조회하면 C(암, Cancer)라고 뜬다더라.
암 때문에 덕도 본다지만 암 없이 벌금내고 싶다.

월간암(癌) 200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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