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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적 암치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7년 11월 30일 12:11분6,371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힐마루요양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고령화와 더불어 육체적인 노화와 삶의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에 의해 암의 발생률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암이 왜 생겼는가를 잘 알고 접근하면 치료성적도 올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현대의학은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를 행하는 의사들이 제각각 세분화되어 전문적으로 진료하기 때문에, 환자를 전인적으로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치료하는 경향이 있다.

암은 유전자의 변화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포 미세환경의 문제와 후생유전학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염증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기까지 하므로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

통합암치료는 현대의학적 표준치료인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근간으로 하되, 그 외에도 자연의학, 기능의학, 영양의학, 심신의학, 한의학 등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서 표준치료의 반응률을 향상시키고 부작용은 줄여서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전인치료를 말한다.

독일,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활성화되었고 수많은 연구와 임상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수의 의사들만이 진료해 오고 있다가, 2015년 초에 뜻있는 의사와 한의사들이 모여서 창립 학술대회를 가졌고, 현재까지 두 차례의 국제학회를 비롯하여 활발한 연구 및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통합의학의 발달이 더딘 이유는 양방과 한방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가 침을 놓으면 법적 제제를 받으며, 한의사가 주사를 놓아도 역시 법적 제제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중국, 대만을 제외한 전 세계는 양방과 한방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의사만 있고, 의사가 모든 의학을 선택해서 진료할 권리가 있으니 실질적으로 양방, 한방, 대체의학 등 모든 의료를 행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국가적인 시책으로 양의학과 중의학의 일원화를 추진하여 모든 의과대학에서 중의학을 교육하고, 모든 중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교육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양한방이 통합된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 상해대학병원에서 목격한 바에 따르면 외과의사가 침으로 환자를 마취시켜 개복수술을 하고 수술 상처치료와 항생제 등의 양방진료를 하면서 동시에 보약 등의 한방약을 동시 처방하는 것이었다.

매스컴에 보도되어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중국 중의사가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양방의사들이 한의학을 학문으로 인정하려고 조차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에서도 내과영역에서 한약의 처방률이 88%에 이를 정도로 한방치료가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한방적인 진료뿐 아니라 자연의학, 심신의학, 기능의학, 영양의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접목된 통합의학적인 진료가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는 보편화 되어 있으며, 실제로 암환자들의 삶의 질 또한 매우 높다.

암의 사망원인은 영양결핍에 의한 악액질이나 면역저하에 따른 패혈증이므로 통합의학에서는 영양과 면역상태를 잘 분석하고 관리하여 영양상태를 호전시키고 면역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는 다학제적인 관리를 기본으로 진료하며, 완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암과 공생하는 것까지 모색하여 왔다.

암치료의 가장 중요한 것은 걸리지 않는 예방일 것이며, 암에 걸렸더라도 잘 관리해서 삶의 질을 유지한 채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살다 보면 불행히도 암의 희생이 될 수 있는데, 현대의학적 치료로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통합의학적 진료로 인간적 가치성을 잘 지니고 의미 있는 여생이 될 수 있다.

모든 분야에 틈새시장이 있듯 통합암치료 분야도 일종의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암을 진단받으면 일단 대학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는데, 워낙 환자가 많고 수용시설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암 수술은 고작 1주일 만에 퇴원 조치되며 보통의 항암치료는 아예 입원이 되지 않고 되더라도 2~3일이 고작이며, 방사선치료는 거의 대부분 통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암환자들은 수술 직후나 항암치료 기간 중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큰 고통을 겪으며,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주위에서 환자들을 현혹하는 근거 없는 온갖 소문들에 휘둘리기 십상인데, 의사들에 의해 가장 근거중심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통합암치료 병원이다.

필자가 진료하고 있는 병원은 양한방 협진은 물론이고 자연의학을 기본으로 하며 영양의학, 기능의학, 심신의학을 결합한 통합의학적 진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대학병원에서의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암의 표준치료에 의한 부작용을 통합의학적으로 관리하며, 면역을 유지할 뿐 아니라, 암의 직접적인 치료 후 전이와 재발을 억제하는 치료와 관리에도 주력한다.

또한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말기 암의 경우에도 호스피스로 바로 가지 않고 통합의학적인 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삶을 질을 향상시키며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기적적인 치유를 기대할 수도 있다.

암은 한 가지 패러다임으로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보다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통합암치료의 궁극적 목표이다.
사람의 생활습관, 체질이나 환경 상태를 알아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지만 패러다임이 막혀 있으면 문제점들을 밝혀내어 치료할 수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해 주기 바란다.
월간암(癌)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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