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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쉬는 호흡으로 확인하는 새로운 폐암검사
김진하 기자 입력 2017년 11월 28일 15:09분6,190 읽음
숨만 쉬어도 내쉬는 ‘날숨’으로 폐암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법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전상훈 교수, 장지은 박사)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근 ‘호기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분석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호흡과 관련한 단백질인 ‘시토크롬 P450 혼합산화효소’가 폐암 환자에게서 활성화되면 특정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분해를 가속하고 이를 검출하면 폐암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바이오마커’로 만드는데 사실상 성공했다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폐암은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돼버린 경우가 많고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의 비율도 많다. 건강 검진에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한 수 있는 공인된 선별검사도 없어 폐암은 확진이 늦기 때문에 사망률 또한 높을수 밖에 없다. 1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인데 3기 이후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에 지나지 않는다. 호흡만으로 폐암 확진이 가능해진다면 폐암의 조기 진단율은 크게 높아질 것이고 폐암의 생존율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다양한 화학 센서로 테이터화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전자 코’에는 폐암 환자 판별에 적합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모델’이 도입돼 점차 스스로 최적화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의 요소도 구현했다.

다중층 인식망(Multilayer Perceptron; MLP) 데이터 분석 결과, 폐암 환자의 날숨은 수술 전 약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비교됐고 폐암 수술을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데이터를 나타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93.5%가 시간에 따른 호기가스의 변화 없이 일정한 값을 나타내 수술로 암 조직이 제거되면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정상인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X선 검사나 CT 등 영상검사는 방사선 노출과 비용 부담, 조영제 부작용 등 위험도가 적은 환자에게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에 해가 없고 호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폐암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의 적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이 검사법을 임상에 즉시 적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정확도를 높이고 여러 환자에게서 유용함을 입증하는 등 후속 연구로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인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센서 앤 액츄에이트(Sensors & Actuators; B. Chemic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월간암(癌)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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