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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C가 혈액암 줄기세포 사멸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7년 10월 12일 12:12분8,626 읽음
비타민 C가 TET2 효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비타민 C가 골수 내의 결함이 있는 줄기세포들이 성숙해져서 정상적으로 죽도록 만들어주는 듯하다. 뉴욕대학교 랑곤 헬스의 펄머터 암센터의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에서 이런 점이 발견되었다.

TET2라는 효소는 줄기세포가 성숙한 혈액세포가 되도록 촉진해서 결국은 (자연적으로) 죽어버리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특정한 유형의 백혈병을 갖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서 어떤 유전적 변화가 그런 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TET2 효소가 결핍되도록 조작한 실험동물에서 비타민 C가 TET2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고용량 비타민 C가 TET2 결핍 백혈병 줄기세포로 생기는 혈액질환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치료제가 될지도 모르고, 또 다른 표적 치료제와 병용해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에 들떠있다고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로 의학과 교수 겸 펄머터 암 센터 소장인 벤자민 닐 박사가 말했다.

TET2 기능을 감소시키는 유전 부호의 변화, 즉 돌연변이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의 10%,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란 일종의 전백혈병을 갖고 있는 환자의 30%,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약 50%에서 발견된다. 비정상적인 줄기세포가 골수에서 증식해서 혈액세포 생산을 방해하게 되면서 이런 암들은 빈혈이나 감염 위험이나 출혈을 야기한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이런 암의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검사들은 이런 질병과 더불어 림프종과 고형 종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미국 암환자의 약 2.5%, 즉 매년 약 42,500명의 신규 환자들에게서 TET2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듯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TET2와 시토신 간의 관계와 관련이 있다. 시토신은 유전자 내의 DNA 부호를 구성하는 4개의 핵산 기호 중 하나이다. 모든 유형의 세포들은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각각 다른 지시를 받는다. 그래서 정해진 세포 환경에서 오직 필요한 유전자만 작동시킨다.

TET2 돌연변이 혈액암, 줄기세포 끝없이 증식해
이런 후생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은 DNA 메틸화를 포함한다. DNA 메틸화는 시토신 염기에 메틸기라는 작은 분자를 부착하는 것으로 그런 시토신 염기를 갖고 있는 유전자의 작용을 차단해버린다. 메틸기를 끝없이 부착하고 제거하는 이런 기능은 성숙하고 전문화되고 증식해서 근육이나 뼈나 신경이나 여타 유형의 세포가 되는 줄기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도 미세하게 조정한다. 그런 일은 인체가 처음 형성될 때에 일어나지만 골수도 성인이 될 때까지 필요할 때 대체 세포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 줄기세포를 비축하고 있다. 백혈병의 경우 정상적으로는 혈액 줄기세포에게 성숙하게 자라도록 지시하는 신호가 고장이 나서, 그 줄기세포가 염증과 싸우는데 필요한 정상적인 백혈구를 생산하는 대신 끝없이 증식해서 살아가도록 되어버린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한 효소는 TET2로 이 효소가 메틸기의 분자구조에 변화가 생기도록 만들고 시토신으로부터 메틸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탈메틸화는 줄기세포가 성숙해지고 정상적인 재편의 일부로 사멸의 길로 들어가도록 지시하는 유전자를 작동시킨다. 이게 암을 막아주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되는데, TET2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혈액암 환자들에게는 그런 장치가 망가져 버린 것이라고 닐 박사는 말했다.

비정상적인 줄기세포에서 TET2 기능을 감소시키는 돌연변이의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실험동물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TET2 유전자를 켜거나 꺼버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TET2 돌연변이가 실험동물이나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유사하게 분자 생물학 기술을 이용해서 실험동물의 TET2를 꺼서 줄기세포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했다. 놀랍게도 유전적 조작으로 TET2 발현을 복원시키니 그런 변화들이 번복되었다.

비타민 C, 유전학적으로 TET2 기능 회복시키는 것과 같은 일 한다
이전의 연구는 비타민 C가 TET2와 그 동류인 TET1과 TET3의 활동을 촉진할 수도 있는 것을 밝혔다. 개개 줄기세포 속에 있는 TET2 유전자의 2개 사본 중 하나만 TET2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혈액질환에서 언제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연구진은 정맥주사로만 투여할 수 있는 고용량의 비타민 C가 기능이 남아있는 유전자의 활동을 높여서 TET2 결핍의 영향을 번복시킬는지도 모른다고 가정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비타민 C가 유전학적으로 TET2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한 것을 발견했다. 고용량 비타민 C 치료는 DNA 탈메틸화를 촉진해서 줄기세포가 성숙하게 자라도록 유도했고 실험동물에 이식한 인간의 백혈병 줄기세포의 성장도 억제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타민 C 치료가 백혈병 줄기세포에게 DNA에 손상을 입은 것과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연구진이 발견한 점이라고 논문의 제1 저자로 뉴욕 대학교 랑곤 헬스의 병리학과 조교수인 루이사 시미노 박사가 말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DNA 손상을 수리하는 것을 차단해서 암세포의 사멸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인 PARP 억제제를 비타민 C와 병용하기로 결정했고 이미 특정한 난소암 환자를 그런 방법으로 치료하도록 승인했다고 사미노는 부언했다.

연구진은 2가지를 병용하면 백혈병 줄기세포에 더 큰 효과가 나타나서, 백혈병 줄기세포가 끝없이 분열하는 것을 멈추고 성숙하게 자라 사멸하는 길로 되돌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결과는 또 비타민 C가 TET2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 않는 백혈병 줄기세포가 사멸하도록 몰아붙이는 듯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시미노는 말했다.

우리 연구진은 백혈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교신저자로 뉴욕 대학교 랑곤 헬스의 병리학과 과장인 이아니스 아이판티스 박사가 말했다. 이번 연구는 TET2가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DNA 탈메틸화를 표적으로 삼는 것을 우리의 잠재적인 새로운 치료 방법 목록에 추가해준다고 그는 부언했다.

출처: L. Cimmino et al., "Restoration of TET2 Function Blocks Aberrant Self-Renewal and Leukemia Progression" Cell. 2017 Sep 7;170(6):1079-1095.e20.

월간암(癌) 201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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