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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방아요리

이 기사는 고정혁 기자가2017년09월29일 21시33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3225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글 임종갑 | 농학박사 물리치료사. 힐링스쿨 원장
요리 유옥란 | 간호사. 치유식 요리강사


한국의 대표 토종허브

나는 세계에서 첫째가는 방아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방아를 단지 풀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가치 있고 소중해서 풀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봄에는 강한 생명력으로 차가운 땅을 뚫고 나온 새순과 어린 줄기를 생채나 나물로 통째로 즐기고 여름과 초가을까지 상추와 함께 쌈 재료로 식탁의 대미를 장식하고 겨울에는 곽향차가 나를 무척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에 각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식물이다.

어렸을 적부터 왠지 모르게 그 특유의 향을 유난히 좋아해서 잎과 줄기를 잘라 고추장에 밥을 비벼먹곤 했었다. 성인이 되어 도시에 살 때도 화분에다 몇 포기씩 심어 향과 함께 추억을 먹곤 했다. 한국의 대표 토종허브라고 생각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가는 곳마다 심고 마당이 넓은 사택에는 아예 방아 일색으로 화단을 만들었다.

방아는 꿀풀과(Labiat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식물이다. ‘방아’는 우리 고유의 이름이며 학명으로는 ‘Agastache rugosa O. Kuntze’인데 외국의 학자들은 방아를 ‘Korean mint’ ‘코리안 허브’라고도 부른다.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식용보다는 약재로 사용해왔고 북미에서도 오래 전부터 Cheyenne 지방과 미주리강 상류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방아를 차로 마셨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 널리 분포되어 자생하는데 대부분의 시골마을에서 집 앞이나 담장 주변에 관상용으로 심어져 쉽게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식물이다. 생명력이 강하고 웬만한 토양에서 잘 자라고 병충해도 거의 없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재배할 수 있다. 한번 심어 놓으면 매년 계속 볼 수 있고 가을에 씨가 떨어져 이듬해 봄에 자연발아하고 번식도 잘되는 고마운 식물이다. 척박한 곳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며 잎과 줄기가 힘 있게 뻗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보라색 꽃은 볼수록 아름다워서 허브가든(herb garden)과 조경에 적격이고 향기가 좋고 개화기간도 길고 꿀이 많아서 벌과 나비가 끊임없이 찾아오므로 토종 밀원식물로서도 그 가치가 크다고 여겨진다.

방아는 잎, 줄기, 꽃 등 하나도 버릴게 없는 아낌없이 주는 매우 유용한 천연자원인데 슬기로운 우리 선조들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자연먹거리와 약재로 십분 활용하고 즐겨 애용했다. 독특한 향과 풍미가 있어서 장아찌, 전, 구이, 찌개, 된장국, 매운탕, 추어탕 등에 넣는 부재료와 향신채로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잡내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생선회 등 해물요리에도 사용한다. 방아특유의 향은 서너 번 길들이면 누구나 좋아하게 되는 타입인데 생채 쌈으로 먹을 때 진한 향과 입안에서 느끼는 감미로운 맛이 일품이다. 실제로 배초향에는 Hydrocarbone류 14종, phenol류 5종 등 총 36종의 향기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유해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능력이 있어서 고추장, 된장 등에 방아 잎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넣어 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효능이 있다고 하여 연명초(延命草)라고 불렀고 배초향(排草香)으로도 일컫는데 강한 향의 가치와 배독효과가 있음을 알리는 뜻일 것이다. 여름과 초가을에 채취한 전초(全草) 말린 것을 ‘곽향(藿香)’이라 했고 예로부터 음용차와 약초로 귀히 여겼다. 동의보감 등 민간처방에는 곽향차를 장복하면 감기예방, 소화불량, 식욕증진, 설사예방, 당뇨와 혈압개선, 구토, 진정효과, 두통 해소, 입 냄새, 피부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참고로 ‘꽃향유’처럼 생김새도 비슷하고 이름도 ‘방아’ 또는 ‘방아 풀’로 부르는 다른 식물도 있는데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방아는 ‘배초향’ 방아를 지칭한다.

항산화 효과와 항암작용
2005년부터 6년간 대만에서 일할 때, 방아 씨앗을 많이 가져가서 수백 평에 심어서 요리와 차의 재료로 사용하고 실컷 먹고 나눠주었다. 대만에서 기르던 흑구(黑狗)는 방아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렸다. 매일 한두 번씩 풀어주면 쏜살같이 방아밭으로 달려가서 잎을 따먹고 질겅질겅 씹기 일쑤였다.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주인처럼 개도 별스럽다고 농담을 하곤 했다.

나는 대만과 중국의 차(茶)문화를 존중하지만 찻잎에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서 간과 뇌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건강하고 안전한 방아를 새로운 허브차로 활용하는 운동을 전개했었다. 내 수업에 참가하는 현지 대학생들 중에 우롱차(Oolong teas)를 하루에도 대여섯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고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었다. 나는 수업이 끝나면 그들을 우리 밭에 데리고 가서 방아 꽃과 잎을 따서 허브차(herbal tea)를 만들어 중국차 대신 마시게 했는데 한결같이 머리가 맑고 속이 편하다고 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반응이 비슷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에 지친 뇌를 진정시키고 체내독소를 중화시키는 항산화 효과가 큰 것으로 여겨져서 당시 수원 농진청 농업과학기술원 생명공학 연구팀에 문의했더니 팀장 조강진(曺康鎭) 박사가 방아에 대한 연구자료들과 논문을 보내주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친절하고 자세한 편지와 함께 유익한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주는 모습에서 방아 꽃만큼이나 밝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조 박사 연구팀은 한국 산야에 자생하는 수목과 천연물로부터 항산화 성분을 포함한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 물질의 이용과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방아도 그중 하나였고 방아 잎과 꽃, 줄기에 로즈마린산(rosmarinic acid)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 토종 방아에서 그 성분이 세계에서 가장 높게 나왔고 인공합성 항산화제(방부제)인 BHA, BHT보다 몇 배나 더 안정성과 효과가 있다고 인정을 받았다. 이런 가치 있고 효능이 탁월한 자연 먹거리와 천연 약재가 우리 산야에 풍성하게 분포되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방아의 대표적 함유물질인 로즈마린산은 주로 로즈마리, 박하, 세이지, 스피어민트와 같은 허브식물에 함유돼 있는데 체내 독성물질인 활성산소에 대한 항산화 활성을 통해 해독 효과는 물론 인체의 노화와 동맥경화 등 질병을 예방해주는 천연 항산화 성분으로 방아의 항산화력이 세이지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로즈마린산은 건위(健胃)작용으로 위장기능의 항진, 소화액 분비촉진, 소화 기능 증진, 위점막 보호, 위염과 대장염 억제 그리고 위를 편하게 하는 위 신경에 대한 진정작용(antiemetic effect)이 있어서 구토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름철 식욕이 떨어질 때 밥맛을 돋우고 위를 편안하게 하는데 제격인 먹거리이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항암효과이다. 이는 alcohol류, aldehyde류, ester류, estragole류, hydrocarbone류, phenol류, ketone류 등 36종이나 되는 다양한 향기성분이 암 세포의 증식을 막고 루테인과 로즈마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암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신호전달을 저해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유익들
배초향은 단백질, 지방산, 아미노산, 엽산과 식이섬유, 비타민B1, B2, 베타카로틴,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플라보노이드계의 틸리아닌(tilianin), 아카세틴, 이가스카코시드, 파초울리알콜, 리모넨 등을 함유하는데 최근 방아 추출물을 시료로 시험한 결과 항균, 피부진균, 항염증, 항바이러스 및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대장균, 이질균, 폐렴균, 간염과 만성염증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혈액을 맑게 하고 혈관의 확장과 이완효과 등의 해열작용(antipyretic effect)이 있다고 알려졌다. 칼륨 함유량이 높아 체내 노폐물과 나트륨배설이 용이함으로 혈압강하,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병, 당뇨병 등 혈관질환을 개선하고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논문에는 곽향 추출성분이 폐조직의 염증을 현저히 줄이고 천식유발에 따른 세기관지 상피세포 손상과 비후 및 점액증가를 억제함으로써 폐를 보호하고 기도확장을 통해 천식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한 연구에서는 곽향이 뇌 신경세포 손상을 막고 신경교세포를 보호함으로써 치매, 중풍 등 뇌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쥐에서 분리한 뇌세포에 곽향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노화를 일으키는 ‘산화적 스트레스’가 감소됐는데 곽향 추출물의 농도에 따라 최고 85%까지 감소됐다고 한다.
또한 실험쥐에 곽향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에서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방아의 함유성분이 지방세포분화를 억제하고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방아요리
방아는 무독무해하며 부작용이 없고 잎, 줄기, 꽃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말려서 차(茶)뿐 아니라, 묵나물, 향신료 가루, 허브 양념, 천연 조미료 등 식용과 약용, 음료와 차, 천연방향제, 염료, 화장품의 원료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방아 잎과 꽃을 활용한 떡, 빵, 과자, 보양과 회복을 위한 죽, 탕과 스프, 허브피자, 정유(精油), 향료, 소스, 비누 등 약효와 향을 활용하여 식품과 기능성 건강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힐링스쿨 요리강좌에서는 방아 잎과 꽃을 활용한 다채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함께 즐기는데 건강식과 치유식이라는 개념과 원리 안에서 마음껏 향유한다. 방아꽃과 잎을 차로 마시고 방아장떡, 전, 생으로 샐러드와 비빔밥, 방아 쌈 또는 살짝 데쳐서 소스와 함께 먹는다. 방아 꽃 메밀국수, 잡채, 수제비 등 향과 맛을 음미하며 천연약선에 매료되곤 한다. 요즘 시장 안의 나물 코너에 가면 싱싱한 방아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누구나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한다.

방아 부침


재료 - 다시마 우린 물, 통밀가루, 메밀가루, 된장, 고추장, 표고버섯, 마늘, 방아잎, 풋고추, 양파

만드는 법
1. 다시마 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약간씩 넣어 알맞게 간을 한다. 다시마 물이 간이 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여 된장과 고추장 양을 정한다.
2. 통밀가루와 메밀가루를 다시마 물에 알맞게 넣어 덩어리가 없게 준비한다. 메밀가루는 통밀가루에 찰기와 영양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 메밀가루의 양은 통밀가루의 1/4 정도로 넣는다.
3. 표고버섯은 적당한 크기로 깍둑썰기하고 마늘은 식감이 있게 적당히 다진다. 풋고추는 십자로 칼집을 넣어 적당한 크기로 썰고 양파도 잘게 깍둑썰기 한다. 방아는 줄기가 연한 부분까지 꺾어 씹히는 맛이 있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4. 위 3의 재료를 모두 2에 넣어 골고루 잘 섞는다.
5. 팬을 예열한 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약간 둘러 코팅한 후 기름기가 없게 깨끗이 닦아낸다.
6. 중불에 재료를 한 국자씩 팬에 두르고 얇게 펴서 뚜껑을 닫고 한 면을 익힌다.
7. 뒤집어서 뚜껑을 닫고 약간 익히다가 물기가 팬에 떨어져 튀는 소리가 나면 뚜껑을 열어서 노릇노릇하게 익힌다.
8. 완전히 익으면 불을 끄고 올리브유를 앞뒤로 코팅하듯이 바른다.
9. 식힘 망에서 식힌 후 보기 좋게 썰어 접시에 담는다.
10. 팬에 남아있는 기름기를 완전히 닦아낸 후 재료를 팬에 둘러 전을 부친다.

방아 샐러드


재료 - 방아잎, 방아꽃, 토마토, 상추, 차조(자소엽), 깔라만씨 원액, 꿀, 소금 약간, 아몬드 가루(생캐슈넛가루나 발아땅콩가루)

만드는 법
1. 각종 야채 재료는 한 입 크기로 적당히 썰어 준비한다.
2. 볼에 깔라만씨 원액을 적당량 넣고 소금 간을 하고 꿀을 조금씩 넣어 저어가며 기호에 맞게 준비한다. 기호에 따라 올리브유를 첨가하여 믹서를 활용해도 좋다.
3. 큰 접시에 야채를 골고루 보기 좋게 담고 2의 소스와 아몬드 가루는 각각 다른 그릇에 준비한다. 소스는 견과류 가루를 2에 함께 넣어 갈아도 좋고 단순하게 따로 준비해도 씹히는 맛이 있어 좋다.
4. 개인 접시에 야채를 담고 적당량의 소스를 뿌리고 아몬드 가루를 뿌려서 먹는다. 캐슈넛 가루나 발아 찐 땅콩 가루를 뿌려도 좋다. 야채 재료와 소스, 견과 가루를 각각 따로 준비해서 먹을 때 개인이 적당히 덜어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