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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을 위한 행복의 나라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7년 05월 01일 18:42분14,965 읽음
예정대로라면 올해 연말에 치러야 할 선거가 일찍 치러지게 됐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을 섬기고 또 철저하게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여러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전임 대통령은 탄핵되고 다시 선거가 치러집니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기록이 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거를 하면서 각 후보들은 여러 가지 약속을 다짐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전 국민의 투표를 통해서 선출되기 때문에 공약 또한 각 분야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제시됩니다. 자칫하면 헛된 약속(空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과거 선거에 나왔던 분들의 공약과 선거 운동 시에 했던 말들을 종합해 보면 모두 믿을 수 없으며 더구나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줄 것만 같았던 허무맹랑한 공약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경제에 있어서 어떤 부류가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되는 것은 간단한 이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혹하는 말들을 통해서 표를 얻어 왔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들이 통하지 않을 듯합니다. 양치기 소년에게 당해 왔던 선량한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적 지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은 아이들에게도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커서 무엇이 될 거야?” 라고 물으면 “대통령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아직도 제법 많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적에는 커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한 번쯤 품어봤을 것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부터 돌보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부자나 권력자들의 편을 드는 길로 가게 된다면 아마도 그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고 또 비극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일어난 정치적인 일들은 이에 대한 교훈입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용하게 되면 어떤 결말을 맞는지 이번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뼈저리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아픈 사람, 약한 사람을 위해서 법을 만들고 그들의 복지를 위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적은 드물었습니다. 5년에 한 번씩 바뀌는 자리에서 아픈 사람과 약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모든 사람이 노력했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멍들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진국 모임이라는 OECD에서 나온 여러 지표들 중에서 삶과 죽음에 관련된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우리의 현실이 전쟁터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단번에 드러납니다. 그 중에서 병과 관련된 내용은 다른 나라가 쫓아오기 힘들 정도로 높습니다. 자살률, 암발생률 등이 월등히 높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가 병든 사회라는 증거입니다. 만약 자살하거나 암에 걸린 사람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해 버리고 그 사람들이 나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통령과 같은 높은 자리에 오른다면 더욱 위험하고 병든 사회가 될 것입니다. 대다수가 서민인 우리나라는 더욱 힘들고 지친 사회로 변해갈 것입니다.

암환자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암과 함께하는 삶은 우리 사회에서 아름답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비 등의 문제만이 아닌 의료 시스템과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부분도 중요합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 의사를 만나도 한두 마디하고 병실 문밖을 나서기 일쑤입니다. 예전에 비해서 의료 서비스의 질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더구나 암이라는 병의 생존 기간이 예전보다 길어졌기 때문에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투병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은 실직 상태가 되고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서 투병생활을 이어갑니다. 대부분의 서민은 암의 발병과 동시에 실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건강보험을 적용해서 암환자는 병원비의 5%를 내면 된다고 하지만 해당 기간이 지나면 모두 제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때쯤이 가장 지원이 절실할 시기입니다. 왜냐면 오래된 투병으로 경제적으로도 쪼들리게 되고 심리적으로도 쇠약해있기 쉽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국민의 안녕과 복지에 대하여 책임질 의무가 있습니다. 잘못된 사회 시스템 때문에 상처받게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때문에 매우 막중하며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보듬고 돌봐야 하는 자리일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다가 마지막을 맞이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한 일이 중요하다고 마음 속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월간암(癌)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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