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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김진하 기자 입력 2017년 04월 20일 17:08분7,826 읽음
30년 후를 생각하기 전에 30년 전의 생활과 삶의 방식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앞으로 30년 후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이라면 1987년입니다. 당시 핸드폰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설사 어떤 사람들은 그런 기계를 갖고 다녔을지라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있었지만 지금의 컴퓨터와의 기능의 차이는 상상 이상입니다. 지난 30년은 컴퓨터와 IT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생긴 생활 패턴의 변화입니다.

앞으로 30년은 그런 변화와 발전의 속도에 더욱 가속도가 붙어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가령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지금 중동의 두바이에서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을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자동차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하늘을 날아서 원하는 장소에 이동시켜 줍니다. 운전사도 필요 없으며 모든 시스템은 컴퓨터에 의해서 자동으로 조정됩니다. 지금은 시험 운행이지만 상용화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이런 기계를 타기 위해서 구입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 택시의 개념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들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타고 다녔던 자동차와 전철, 버스 등은 점점 사라져 갈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이 나타나기 전에 무인 자동차는 이미 곧 실용화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운전을 업으로 삼아 생계를 연명했던 분들의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운전기사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다가올 것입니다.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꼭 필요한 인력만 남게 되고 점차 사라져 갈 것입니다. 특히 의료계는 인간의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진행되어 온 의학의 한계 때문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현대 의학은 증상을 완화 시키는 치료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의 의학은 예방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학이 발달할 것입니다. 또한 수술이나 약 처방과 같은 의사의 고유한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약과 그 성분, 효과와 부작용 등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수술을 하려면 오랜 기간 수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수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웁니다. 그래서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의대에 합격하여 의사가 되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들을 모두 로봇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실수도 없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의학 시스템은 최고의 엘리트와 최고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보다는 환자가 많아져야 병원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붓지만 사망률 1위는 언제나 암입니다. 그렇다면 암 조기검진은 다시 한 번 재고해야 될 필요성이 있음에도 누구도 암 조기검진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암환자는 해마다 숫자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앞으로 30년 안에 그런 시스템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UN미래 보고서에서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과거 100년 정도를 지탱해왔는데 인공지능의 발달 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 수준도 높아져서 변화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붕괴를 맞이한다는 사실을 의학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약보다는 품질이 좋은 건강식품들의 판매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스마트 폰에 손만 갖다 대면 혈압부터 시작해서 몸속의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집에 체중계로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몸무게뿐 아니라 체지방과 근육 등 몸의 정보를 손에 있는 모바일에서 알아냅니다. 모바일 기계는 몸의 상태를 체크하여 어떤 영양소가 필요한지 그래서 무엇을 먹어야 되며 어떤 운동을 해야 되고 잠은 몇 시에 자는 것이 좋은지, 잠들기 위해 필요한 음악이나 분위기 등을 연출하면서 수면을 유도합니다. 아침이 되면 기상 시간을 알려주고 또 몸의 상태를 체크해서 해야 할 일들을 알려 줍니다. 아마 지금도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있겠지만 앞으로 30년 후에는 누구나 이런 식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컴퓨터가 아픈 사람을 진단한다면 의사보다 더 정확하고 실수 없이 진단을 내릴 것입니다. 같은 CT사진을 두고 이 의사의 진단과 저 의사의 진단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컴퓨터가 진단을 한다면 이런 실수들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운전을 업으로 삼는 직업이 위태로운 것처럼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 들지 않을까요.

30년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들이 지금은 현실이 된 것처럼 앞으로 30년 후에는 지금 생각하지도 못한 현실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언제나 최첨단 과학을 사용해 왔던 의학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월간암(癌)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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