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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특집기사설탕이 정말로 암 유발할까김진하 기자 입력 2017년 02월 28일 21:03분15,547 읽음
건강 문제, 칼로리 과잉 아닌 설탕이 범인
지난 30년 동안 비만율이 2배나 증가했고 당뇨병의 증가도 제지할 수가 없다. 문제는 이런 건강 문제로만 끝이 나지 않는 점이다. 비만하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고혈압일 가능성이 크고 또 심장병이나 암이나 뇌졸중이나 심지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성도 높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생활양식이나 혹은 환경에 무언가가 크게 변해서 이런 미증유의 유행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게 무엇인가? 공식적인 설명은 사람들이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보다 더 많이 섭취해서 그런 불균형으로 비만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최고가는 어떤 영양학 전문가가 언젠가 말했듯이 미국인의 식생활의 단 한 가지 걱정거리는 더럽게도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식이 지방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원인은 다른 곳에 있고 그게 바로 설탕이다. 우리가 너무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설탕이 우리 몸의 생리와 신진대사와 호르몬에 독특하게 영향을 미쳐서 당뇨병이나 심장병이나 심지어 암 같은 질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설탕이 범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설탕과 사탕의 역할을 무시하고 경시하다가 이제야 많은 건강 권위자들이 설탕의 위협에 눈을 뜨고 실제로는 설탕이 비만과 당뇨병의 주원인이고 그래서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크게 매기거나 규제를 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게 그들이 설탕이 질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으로 믿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설탕이 단지 영양가가 전혀 없는 “빈 칼로리”로 맛이 너무 좋아 우리가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런 논리를 따르면 설탕은 영양가가 많은 다른 음식들을 내쫒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거나 혹은 불필요한 과잉 칼로리를 제공해서 우리를 비만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이런 빈 칼로리 주장은 자신들의 핵심적인 성분이 유독하다고 욕을 먹는 것을 보기 싫어할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아주 편리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지난 50년 동안 모든 나쁜 것은 식이 지방에 떠넘겨서 설탕은 책임을 모면할 수 있게 해준 미국 당뇨병협회와 미국 심장협회를 포함한 건강 단체들도 그런 주장이 편리한 것을 알게 되었다.
설탕, 칼로리 섭취량 증가의 문제보다 인슐린 저항성 때문
그렇다면 직접적으로 병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의심받는 것이 설탕인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한 가지 단서가 바로 당뇨병과 비만이 설탕 소비 증가와 더불어 나란히 증가한 것이다. 이는 서구국가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음식에 설탕을 사용하지 않던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1980년대에는 중국인의 1%만 당뇨병 환자였는데 서구식 음식이 일반화된 지금은 그 수치가 11%이다. 또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이뉴잇족의 경우에도 그 결과가 유사해서 1960년대에는 당뇨병이 사실상 전혀 없었으나 지금은 인구의 9%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서구식 설탕이 풍성한 음식을 받아들인 후 비만과 당뇨병이 둘 다 증가했다.
그런 음식이 많은 설탕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왜 비만과 당뇨병의 주원인이 되는가? 그게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벌이기 때문인 듯하다. 1960년대에 이미 설탕과 대사증후군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지만 영양학자들과 식품 감독 기관들은 그 연구를 시종일관 무시해버렸다. 이런 일이 생긴다. 즉 음식 속에 들어있는 설탕은 다른 정제 탄수화물과 함께 혈당을 높이고 그게 인슐린을 방출하고 그 결과 설탕이 세포로 이동해서 연소가 되어 연료로 사용된다.
흰설탕, 즉 자당은 실제로는 포도당과 과당이란 2가지 탄수화물로 구성되어있고 설탕이 특별히 해로운 것은 과당 때문이다. 다른 탄수화물과는 달리 과당은 주로 간에서 처리가 되어 지방으로 변하는데, 일련의 사건을 유발해서 결국은 세포가 인슐린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드는 듯하다. 많은 약품들이 그러하듯이 인체가 똑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이제는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게 되어버린다.
암 발병 가능성, 혈중 인슐린 수치 높을수록 크다
인슐린 저항성은 많은 방법으로 인체에 손상을 입혀 대사증후군이라는 다발적인 신체 이상, 즉 복부비만과 만성염증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혈중 중성지방 증가 같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생기고 심장병, 고혈압, 알츠하이머병 같은 당뇨병이나 비만과 관련이 있는 질병들도 어느 정도는 그러하다. 이런 가설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 중 가장 도발적인 것은 설탕이 암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서구식 음식을 먹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당뇨병이 드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암 역시 그러했던 것을 연구가들이 알아차렸다. 1960년까지 보건당국은 먹는 음식을 바꾸면 많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믿었다. 약 10년 전에 과학자들은 혈중 인슐린 수치가 높을수록 암에 걸릴 가능성이 그만큼 더 큰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인슐린 수치를 떨어뜨리는 당뇨병 치료약을 먹는 것이 암 발생 위험이 낮은 것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그런데 세포가 제멋대로 성장할 때 생기는 암이 왜 높은 수치의 인슐린의 영향을 받는가? 그 이유는 인슐린이 인체 내에서 세포가 증식하고 종양이 성장하도록 자극하는 것을 포함해서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또 인슐린이 암에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이 인슐린 성장 호르몬이라는 호르몬과 함께 정상적으로는 암세포로 변해버린 세포를 죽이기 위해 작동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를 차단해버린다. 즉 세포자살인 아포토시스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소비하는 설탕의 양이 많아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면 비록 이런 생각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설탕이 암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암을 촉진한다는 결론을 피하기가 힘들다. 설탕이 직접적으로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도 있다. 보통 지나친 소금 섭취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건 단순하고 간결한 가설인데 틀렸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많은 소금을 먹으면 우리 몸이 자동적으로 더 많은 물을 보관하게 되어 틀림없이 혈압이 올라간다. 물을 더 많이 저장하면 혈중 소금의 농도가 덜 높아지고 그 과정에 혈압은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소금/고혈압 이론은 임상시험에서 전혀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하면 소금을 줄여도 고혈압 발생 위험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소금 섭취량을 50% 정도로 크게 줄여도 혈압은 평균 2~3 포인트만 떨어지는 것이다.
유행병처럼 만성질환 만연은 설탕이 주요한 용의자
고혈압과 인슐린 간의 연관성은 1933년에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인슐린이 신장이 소금을 소변을 통해 배출하도록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소금을 비축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핏속에 인슐린이 많을수록 혈압이 그만큼 더 올라가는 것이다. 또 혈관을 수축해서 바로 혈압을 올릴 수도 있다.
인슐린 저항성과 알츠하이머병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명백하지가 않다. 그러나 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당뇨병과 연관성이 있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최고로 2배나 더 높다. 일부 연구가들은 알츠하이머를 제3형 당뇨병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인슐린 저항성이 뇌가 알츠하이머의 전형적인 조짐인 아밀로이드반과 타우 덩어리를 축적하는 비율을 높인다.
과학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자연에서 관찰하는 것을 설명하고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만성질환이 유행병처럼 만연하고 있는 데 대해 영양 연구가들과 보건당국이 내놓은 단순한 설명은 피해자들인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들이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운동을 해서 죄를 지은 것이 된다. 1970년대 이후로 당국은 설탕이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돌팔이로 간주했다. 사실은 설탕이 주요한 용의자이다.
이 글은 최근에 출간된 Gary Taubes의 The Case Against Sugar라는 책의 내용을 발췌해서 편집한 것이다. 게리 타웁스는 미국의 과학 저술가로 식품과 영양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수상 경력이 많다.
출처: The Daily Mail, Jan. 2, 2017월간암(癌)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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