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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부르는 잘못된 식습관

이 기사는 김진하 기자가2017년01월24일 15시19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2372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힐마루요양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잘못된 식생활이 성인병을 만든다》를 보면 미국 상원 영양문제특별위원회는 1975년부터 1977년까지 2년에 걸쳐 식품과 영양, 즉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양에 대해 5,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위원회의 활동은 의학사상 대사건이었으며 새로운 의학혁명의 추진력이 되었다.

영양문제특별위원회의 활동 초기에는 기아문제에 집중했는데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에 직면했다. 이는 1977년 1월 4일 조지 맥거번(George McGovern) 위원장이 ‘미국인의 식생활 지침(Dietary Goals for United States)’을 발표하는 내용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의 식생활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부정적으로 변천해왔으며, 그 결과 우리의 건강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방, 설탕, 소금의 지나친 섭취는 여러 가지 치명적인 질병 중에서도 특히 심장병, 암, 뇌졸중 등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입니다. 미국인의 10대 치명적인 질병 가운데 여섯 가지는 우리의 식생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38년 전 미국의 식생활과 오늘날 우리의 식생활은 너무도 흡사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당시 미국에 비해 심각한 환경오염과 복잡한 경쟁사회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훨씬 더 심각한 상태다. 영양문제특별위원회의 결론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20세기 초의 식사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잘못된 식생활을 바르게 개선한다면 심장병의 25%, 당뇨병의 50%, 비만의 80%, 암의 20%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의료비도 약 3분의 1이 절약될 것이다”고 했다. 즉 이것은 현재의 잘못된 식생활로 걸리지 않아도 될 질병에 걸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위원회는 “매일 같이 먹고 있는 음식물에 함유된 영양소가 신체를 구성하며 생명활동을 영위하는 것이지, 음식물 외에 신체를 구성하거나 운영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의학은 식생활과 질병과의 관계를 도외시했고 생명단위인 세포 내의 영양대사에 관하여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즉 ‘절름발이 의학’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양문제특별위원회의 보고서는 잘못된 식생활이 만병의 근원임을 밝힌 위대한 업적이다.

내가 먹은 음식이 곧 내가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이 원리를 이해한다면 먹거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암, 성인병, 아토피 같은 과거에 없던 질병이 오늘날 왜 이렇게 흔해졌는지를 단순히 음식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지만, 먹거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비해 오늘날의 먹거리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공원의 비둘기나 해변의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본 적 있을 것이다. 과자만 기다리며 직접 먹이를 찾는 야생본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과자를 먹은 비둘기나 갈매기가 병약해진다는 사실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성인병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과 함께 사는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요즘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은 물론이고 암까지 발병한다고 한다.

오늘날의 음식은 과거에 비해 맛있다. 훨씬 부드럽고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풍미가 있는데 조리법의 발달과 식품첨가물의 영향 때문이다. 소문난 맛집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지방이나 설탕이 많이 첨가되거나 감칠맛을 위해 MSG를 넣어 다른 곳의 음식에 비해 더 고소하든지 달다.

가공식품은 더 심각하다. 대량 유통과 대량 생산을 위해 합성보존제를 첨가하고 맛을 위해 온갖 식품첨가물을 넣기 때문이다. 대부분 화학물질인 식품첨가물은 수십 가지 화학물질이 섞여 있어 그 성분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정확한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 우리 건강을 위해서 가급적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슬로푸드나 천연조미료로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