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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를 위한 김치 만들기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7년 01월 18일 17:11분23,719 읽음
글:
임종갑 | 농학박사 물리치료사. 한국 생명농장 힐링쉼터 운영
유옥란 | 간호사. 치유식 요리강사




바야흐로 김장철이다. 김치는 우리에게 사시사철 주요 반찬이고 한국인의 밥상을 대표할 만큼 명실상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대만과 중국에서 살면서 한국인과 중국인의 성격과 문화적 차이에 대해 느낀 점은 한국인은 김치, 중국인은 만두(중국 만두는 소가 없는 찐빵이고 만두피에 속 재료를 넣어 우리 만두처럼 만드는 것은 포자, 교자 종류이다)와 같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성격이나 사회적, 문화적 관습이 한국인은 김치와 같이 모든 것이 공개돼 있고 속까지 다 보여주는 반면 중국인은 어느 선까지는 철저하게 포장되고 감싸고 있어서 속을 도무지 알 수 없는 경향이 있었다. 공간개념과 활용에 있어서도 우리는 좁은 곳을 다 터서 환하고 넓게 쓰는데 중국 친구들은 좁은 곳도 칸을 만들고 어둡게 사용했다.

김치는 한눈에 봐도 속재료가 무엇인지, 맛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고 시각, 미각, 후각, 촉각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면서 바로 식감을 알 수 있는 종합예술 같은 음식으로 단순한 반찬 개념을 넘어서 한국인의 성격과 관습, 문화를 상징하고 대변해주고 있는 매우 특별한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

김치는 자연 발효식품으로 고유의 맛과 풍미가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영양소와 비타민 C 그리고 장 건강에 좋은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풍부해서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이다. 하지만 이런 김치가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렸을 적부터 김치를 먹고 자라고 김치 종주국에 살면서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엄연한 금기사항일 것이다.

우리 부부가 외국에서 요리프로그램을 할 때 김치 만들기 실습은 언제나 최고의 인기였다. 또한, 한국의 발전과 한국인의 우수성을 “김치파워”라고 부르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김치 없이 밥을 못 먹는 사람으로서 맛 좋고 건강에 이로운 김치에 대한 연구와 유익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입맛에 좋게 느껴지는 김치라도 너무 맵고 자극적인데다 소금에 절여 지나치게 짠 것, 그리고 첨가하는 부재료에 의해서 암과 또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김치가 발효단계를 넘어 너무 시어진 것도 역시 몸에 좋을 리 없다. 이런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면 만성위염과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본다

첫째, 소금 절임에 관한 문제이다.
김치를 담글 때 필수적인 과정이 소금에 절이는 것이다. 여러 시간 동안 소금물에 담가 놓으면 삼투압에 의해 배추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염분이 축적되어 결국은 고농축 나트륨 성분이 김치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고염식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절인 배추를 씻는 과정에서는 또다시 영양 손실이 있게 된다.

둘째, 젓갈사용의 문제이다.
필자는 어렸을 적 젓갈을 유난히 좋아했다. 특히 귀한 황석어 젓갈을 사올 때면 며칠 동안 밥을 비벼먹고 도시락 반찬으로도 싸갔다. 갯내음과 짠맛이 어우러진 감칠맛은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식물체는 주요물질인 아미노산, 핵산, 엽록체, 효소 등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날 재배된 채소에는 질산염 (NO3-, 질산태 질소)이 많이 집적되어 있다. 대부분의 식물(채소)은 질소를 흡수하여 생육을 촉진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질소성분이 채소에 쌓이게 된다.

이는 화학비료의 과다 시비로 인해 비료의 주요 성분인 질소가 채소에 흡수, 농축되어 질산태 형태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런 질산태 질소가 체내에 들어가면 육류나 생선, 어패류, 젓갈 등에 포함된 단백질 아민(amine)과 결합하여 소화 과정 중에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화합물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체내에 들어오는 질산염은 타액효소에 의해 환원되어 위장에서 아질산염(NO2)으로 변환되고 이것은 아민과 반응하여 니트로사민(nitrosamine)을 생성하는데, 이 화합물은 인체에 위험한 발암전구물질(Precarcinogen)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상위의 위암 발생국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질소함량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배추에다가 각종 젓갈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민의 결합으로 생성되는 발암물질이 한몫을 하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는 채소와 함께 먹는데 그 채소가 질소 성분 투성이라면 암 발병을 돕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회식할 때 삼겹살을 질소성분이 많이 집적된 상추와 함께 먹었다면 비싼 돈을 지불하고 발암 요소인 질소성분을 섭취한 셈이다.

미국의 의학자 수산 데라 박사는 니트로사민이 우리 몸에 축적되면 암 발병뿐만 아니라 신경계의 이상과 기능상실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씨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채소는 과잉으로 흡수된 질소성분을 자기 몸에 그대로 집적(저장)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엽채류는 색이 진하고 윤기가 나며 보기에 좋다. 근채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무가 뿌리채소 중에서 질소 성분의 집적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질산태 질소는 위험한 물질로 분류되기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나 EU(유럽연합)에서는 허용 기준치를 정하고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일반재배 채소의 질소 성분 함량이 너무 과한 경우에는 동물도 먹지 못하게 폐기처분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경지면적에서 안정된 식량자원 확보를 위해 단위면적당 시비량을 과다 투입하는 이른바 다비다수식(多肥多收式) 재배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질산염이 과다하게 축적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하우스 내 시설에서 재배되는 작물도 노지재배보다 질소성분의 집적 함량이 더 높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제철이 아닌 채소를 재배할 경우에 비료의 양을 늘리는 데다 빗물에 씻겨나갈 확률이 적고, 짧은 기간 안에 촉성재배로 수확되므로 광합성이 부족하여 식물 내의 질소 성분이 제대로 처리되기 어려워 더 쉽게 집적될 수 있다. 자연재배로 생산된 채소를 구입할 수 없을지라도 위와 같은 김치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식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우리 국민의 암 예방차원에서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부터 건강김치, 항암김치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김치를 담글 때 소금에 절이지 않고 젓갈을 넣지 않고도 얼마든지 맛이 있고 건강에 좋은 최상의 김치를 만들 수 있다. 고정된 관념만 바꾸면 되는 것이다. 영양과 건강 만점의 항암김치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 나름대로 최선의 것으로 여겨져서 핵심을 간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의 방법보다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무(無)젓갈, 무(無)절임 “항암김치 담그기”

기본원칙
1. 김칫거리(배추)를 소금에 절이지 않고 싱싱한 배추를 바로 씻어서 물기가 빠지면 양념장에 직접 버무려 담근다.
2. 젓갈, 설탕, 과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설탕과 과일은 김치를 빨리 물러지고 시어지게하고 정상 발효 및 숙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므로 넣지 않는다. 젓갈은 나트륨 함량을 높일 뿐 아니라 아민 성분으로 인한 니트로사민이 생성되므로 절대 사용을 금한다. 젓갈을 넣지 않는 대신 다시마와 청각을 넉넉하게 사용하면 숙성되었을 때 젓갈 맛을 낼 수 있다)

양념장재료
양념장재료

다시마육수 만들기
다시마육수만들기

재료준비
∙ 육수 재료 - 마른 다시마(기호에 따라 양파, 무를 첨가해도 좋다)
∙ 양념장 재료 - 마른청각, 파, 무, 갓, 마늘, 생강, (발아)찰현미밥, 볶은 소금, 고춧가루

만들기(배추 한 포기 기준)
∙ 안 매운 고춧가루 2컵, 발아현미밥 1/3 공기(또는 찹쌀가루 1/3컵), 깐 마늘 1컵, 생강 1/3컵, 쪽파 약간 , 갓 약간, 볶은 소금
∙ 다시마 육수 : 다시마(배추의 양에 따라 양을 정하되 다시마를 충분히 사용하여 육수를 넉넉하고 진하게 만드는 게 좋다), 정수된 물

① 통배추를 뿌리부분에 칼로 살짝 십자를 내어 찢듯이 4등분 한 후 배추의 뿌리 쪽을 잘 잡고 한 장씩 깨끗이 두 세 차례 씻어 소쿠리에 엎어서 물기를 제거한다.
② 정수된 물에 다시마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5분 후 불을 끄고 다시마는 건져낸다.
③ 육수가 뜨거울 때 적당량을 따로 덜어내어 고춧가루를 넣어 불린 후 식혀둔다. (뜨거운 육수에 고춧가루를 섞으면 색깔이 더 곱고 진하고 구수하다)
④ 마른 청각은 약 30분 정도 물에 불려서 여러 번 씻고 헹군 후 잘게 다지거나 1센티 크기로 썬다.
⑤ 쪽파와 갓을 4~5센티 정도로 듬성듬성 썬다. 무는 채를 썰어 준비한다.
⑥ (발아) 찰현미밥(또는 찹쌀가루 풀죽: 식힌 다시마 육수 2컵에 찹쌀가루 1/3컵)에 마늘, 생강을 넣고 미리 식혀둔 다시마 육수를 부어 곱게 간다.
⑦ 김치 속 만들기 - 위 모든 재료를 큰 그릇에 넣고 고루 잘 섞으면서 볶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소금은 절이고 씻어내지 않으므로 가능한 최상의 볶은 소금을 사용한다. 배추를 절이지 않으므로 약간 짜다고 느낄 정도로 간간하게 한다)
⑧ 버무리기 - 배춧잎을 한 장씩 펼쳐서 양념장을 뿌리 쪽에 치중하여 바른다. 서너 시간 후 숨이 죽으면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는다.
⑨ 무에 양념을 버무려 놓았다가 배추김치를 김치통에 담을 때 한 켜씩 넣으면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낸다.
⑩ 배추김치와 버무린 무에서 나온 국물은 마지막에 김치 위에 부어 진한 맛이 나게 한다. (배추를 절이지 않았으므로 물이 다소 많이 생기나 원재료에서 나온 국물이기에 영양이 풍부하고 시원한 맛이 있어 김치전, 김치찌개, 비빔국수 등에 활용하면 좋다)
⑪ 이렇게 담근 김치를 바로 먹어도 좋고 빠른 숙성을 원할 때는 하루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김장김치, 막김치, 겉절이로 담글 때도 방법이 동일하다. 알타리무 김치, 깍두기, 열무김치, 갓김치 등도 위 원리와 같은 방법으로 담그면 영양도 풍부하고 담백하고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건강김치로 만들 수 있다. 무나 알타리 무의 매운맛을 감소시킬 때는 꿀을 약간 첨가하면 좋다. 소금에 절여 씻어내지 않으므로 원재료(배추)의 영양소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고 만드는 과정과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고 나트륨 섭취도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렇게 담근 건강김치는 자연발효 및 숙성기간도 차이가 없고 보관상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소금에 장시간 절이고 씻고 헹구는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좋은 성분을 자연 그대로 함유하고 있으며 풍부한 효소와 유산균이 증식과 발효를 진행함으로써 유기산이 증가하고 활성화되어 그윽한 향미와 항균작용, 다양한 기능성 생리활성물질(biological active substances)을 생성하여 정장작용, 항산화, 항노화뿐 아니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어 건강한 사람이나 암으로 식욕을 잃은 환우들에게 좋은 반찬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건강김치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이루는 유익한 유산균이 훨씬 많아 속이 편한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김치담그기 시연
김치 담그기 시연
월간암(癌)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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