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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김진하 기자 입력 2016년 12월 01일 10:33분6,146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힐마루요양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필자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치유되지 않는 만성병을 가진 환자였다. 레지던트 1년차 때 간염환자를 수술하다 실수로 바늘에 찔려 간염 보균자가 되었고, 아토피와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였다.

현대의학적 치료로 증상은 이내 사라지지만 약의 효과가 사라지면 곧바로 재발하기를 반복하여 자신의 병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는 의사로서의 무력감으로 방황하다가 결국 2002년 봄 다니던 종합병원에 사직서를 냈다.

병원을 그만둔 뒤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체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 무렵 니시의학을 알게 되었다. 약을 전혀 쓰지 않고 식사와 생활습관을 교정해서 현대의학으로도 낫지 않는 난치병을 치유시킨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황당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현대의학자로 살면서 환자에게 감염되어 얻은 간염 바이러스와 아토피가 현대의학으로는 도저히 해결책이 없었는데, 니시의학으로 치유가 된 것이다. 나는 본격적으로 니시의학을 배우고 치료에 도입하면서 자연의학자의 길을 걸었다.

니시의학에서는 건강을 위해 4가지 요소, 즉 사지, 영양, 피부, 정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니시의학을 비롯한 자연의학은 오늘날 ‘대체의학’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대체의학이란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한계점을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대부분의 대체의학이 자연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의 질병 인구 가운데 60% 이상이 자연의학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대의학의 메카 미국에서도 전체 질병 인구의 40% 이상이 자연의학을 이용하고 있다. 또, 독일에서는 현대의학자의 90%가 자연의학을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자연의학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라는 건강서를 저술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애독되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일견 제목에서 현대의학 비판서적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으나, 결코 현대의학의 성적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학에만 집중된 우리의 마음을 세상의 많은 의학에로 시야를 넓히자는 의도이었다.
필자 스스로도 현대의학으로 한계에 빠졌던 만성질환을 자연의학을 통해 약을 쓰지 않고도 나았으며, 그 뒤 현대의학과 자연의학을 병합하는 통합의학을 통해 수많은 난치병 환자를 치유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던 것이었다.

책을 통해 자연의학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현명한 방법도 소개하였는데,

첫째, 무엇보다 자신의 질병에 대해 우선 제대로 이해하고, 그런 다음 자신의 병에 잘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자연의학을 비롯한 대체의학은 대부분의 만성병에 효과적이다.

둘째, 환자나 보호자가 우선 자료를 모아서 스스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자신의 질환에 잘 맞는지, 위험요소는 없는지,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방법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넷째, 해당 분야 치료사의 전문성도 알아봐야 한다.

다섯째, 자연요법 치료사를 결정할 때는 우선 상담부터 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신중하게 자연의학을 선택해 치료에 들어갈 때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신의 몸의 변화를 스스로 잘 점검하면서 치료에 임하자.

오늘날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의학의 힘으로 온전히 해결할 수 있는 질병은 드물다. 거의 대부분의 질병이 환자의 적극적인 생활노력이 있어야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 치료는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이다. 따라서 생활관리법에 대해 담당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물어야 하고, 스스로 공부해야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병원에서 ‘불치’라는 선고를 받는다고 해도, 크게 위축될 것은 없다. 그저 현대의학의 한계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병원 치료가 ‘보조 치료’이고, 생활 치료가 ‘본 치료’라면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면, 결국 치유의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월간암(癌)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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