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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건강을 선물합니다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6년 11월 15일 16:49분5,530 읽음
무더운 여름이 지났습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길었습니다. 에어컨을 종일 켜놓고 생활하다 보니 전기세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추석이 지나 더위는 물러가고 쾌적한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이른 아침 동쪽하늘에서 해님이 떠오르면 한여름 수증기에 뿌옇던 기운이 사라집니다. 해님은 북한산 봉우리에서 노란색 빛을 머금고 서서히 떠올라 다이아몬드와 같은 햇살을 뿌려줍니다.

문을 열면 상쾌한 아침 공기가 온몸을 돌고 머리속까지 상쾌함을 전달합니다. 밤새도록 해님을 기다린 식물들이 아우성을 치며 햇살을 향해서 고개를 내밉니다. 동쪽 산에 걸쳐 있는 태양은 황금빛 찬란한 빛을 뿌리고 있고 청명한 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한낮이면 아직 덥지만 이른 아침에만 맛볼 수 있는 햇빛과 공기는 다른 세상인 듯 신선합니다.

우리의 정서에는 생소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일광욕을 즐깁니다. 독일에서 온 분들과 같이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약간 쌀쌀한 날씨인데도 햇빛이 좋으니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했습니다. 땀을 흘리면서 매운 음식을 먹이며 햇빛을 쪼이는 외국인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건강해보였습니다.

암과 투병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게 ‘뭐 좋은 게 없을까?’ 입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암에 좋다는 것들을 찾아서 귀동냥을 하고 다니지만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실망하지만 어느새 또 다른 좋은 것을 찾아서 헤매게 됩니다. 당장 무엇을 해야 좋겠느냐는 문의 전화에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창밖을 보니 햇살이 좋은데 나가서 햇볕을 쪼이세요.”

그러면 어떤 분은 다리가 안 좋다, 누워 있기도 힘들다는 등 핑계를 대곤 합니다. 드물게는 밖으로 나가서 걷거나 힘들면 휠체어라도 타고 나가서 햇볕 아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들을 우리는 너무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빛은 우리의 옷과 피부를 지나서 몸속까지 깊게 들어가 그곳에 있는 암세포들을 괴롭힙니다. 또 마음이 울적할 때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낮에 충분한 햇볕을 쬐면 밤에는 잠도 잘 옵니다. 햇빛은 비타민 D을 만들어서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면역력을 올려 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암세포를 죽이고 면역력을 올려서 우리의 몸이 암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줍니다. 이것보다 더 쉽고 돈이 안 들면서도 암에 효과 있는 것이 또 있을까요?

운동이나 산책을 나갈 때 모자나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 팔토시 등으로 피부를 꽁꽁 가리지 마세요. 암환자가 피부암에 걸릴까봐 그나마 햇빛을 가리는 것보다는 햇빛으로 얻는 이득이 비교할 수 없이 큽니다. 아직 겨울이 오기 전에 충분한 햇빛을 몸속에 저장하여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월간암(癌)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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