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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옥구들방의 이야기가 있는 항암요리 - 장독대 이야기

이 기사는 김진하 기자가2016년06월28일 11시37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9632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글: 박경자 (황토옥구들방 원장)

2016년 3월 8일. 정월 마지막 날!
아직은 춘설이 장독대를 하얗게 덮고 있어 장 담그기에는 이를 것 같은 추위지만 정월에 담가야 장맛이 제맛이 나니 오늘은 열일 제쳐 놓고 황토옥구들방 장 담그는 날이다. 메주는 지난겨울 입동 전후에 쑤어 겨우내 황토방에서 말리고 뒤적이고 바람도 쏘이고 적당히 띄우고 그야말로 메주와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 

옛날 어릴 적에는 메주 뜨는 냄새가 싫다고 질색을 했는데 이제는 메주 뜨는 냄새가 구수하게까지 느껴진다. 오늘은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짝 말려 놓은 메주를 커다란 항아리에 차곡차곡 넣어 장을 담그는 일만 남았다. 소금은 간수가 잘 빠져 포슬포슬한 천일염을 계량된 물에 전날 풀어놓고 계란을 동동 띄워 염도를 측정하여 메주가 빼곡히 들어앉은 장항아리에 천으로 불순물을 거르며 가득 부어주면 된다. 그 위에 빨간 고추도 띄우고 참나무 숯도 띄우고 대추도 동동 띄워놓으면! 이제 맛을 내는 건, 숨 쉬는 항아리와 바람과 햇살과 시간의 몫이다.

옹기는 숨을 쉬는 그릇이니 살아있는 그릇이란 얘기가 된다. 그래서 장을 담글 때는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그 기운이 옹기에 전해지고 옹기 안의 장에도 전해져 오랜 시간과 함께 깊게 익어간다. 장을 다 담그고 나면 수시로 장항아리를 닦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그 안에 있는 장이 숨을 잘 쉬어 발효가 잘되라고 항아리를 닦아준다. 그래서 내 기억 속의 장독대는 언제나 반질반질하게 윤이 났었던 것 같다.

황토옥구들방에 오면 맨 먼저 입구에 자리하여 옹기종기 모여 앉아 볕을 쬐고 있는 크고 작은 장항아리를 볼 수가 있다. 그 곁에는 멋진 소나무 한 그루! 봄이면 송홧가루를 날리며 서 있고, 병풍처럼 장독대와 황토옥구들방을 품은 숲과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들이 언제나 넘치도록 가득하다. 그 속에서 시간을 견디며 서서히 발효되어 몸을 살리고 풍미도 깊어진 장 된장이 익어간다.

사실 요즘 같이 웰빙을 부르짖으며 웰빙 음식을 찾고 있는 현대인에게  웰빙의 가장 기본을 지키는 일은 가정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기본은 무시한 채 웰빙만 부르짖는 게 현실이다. 나 역시 결혼해서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냄새가 싫다고 장을 담그지 않았고 장을 담글지도 몰랐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어머니께서 해마다 그 무겁고 냄새나는 된장과 고추장을 담아 공수해 주셨다.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장을 어머니 덕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몸으로 실천하며 먹고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내 아이들이 제각각 살림을 꾸려 나갈 즈음, 마치 죽비소리가 내 등줄기를 내리치듯 “장을 담가야 해!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내 아이들에게 내가 직접 장을 담가 먹게 해야 해!” 마지막 소명처럼 그렇게 장을 담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지금 여기까지, 운명처럼 황토옥구들방을 운영하게 되어 조미료 없이도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장 담그기를 연중 가장 큰 행사로 꼽게 되었다.

처음 장을 담글 때는 잘 아는 친척 집에서 띄워 놓은 메주를 구입해서 담그다가 그도 이제 성에 안 차 직접 농사지은 콩과 국산콩을 농가에서 구입하여 장작불 가마솥에 메주를 쑤고 황토방에서 띄워 장을 담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그간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하고 연구하여 이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맛을 내는 자칭 명인이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무엇보다도 정성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을 터득하면서 말이다.

“장이 뒤집히면 집안이 망한다”는 옛말이 있다. 메주가 항암식품이며 면역력이 좋아지는 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과학적인 성분 분석으로도 다 해명할 수 없는 오묘한 기운이 장에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장은 장독대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생물체로써 장을 담그고 건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에서 존재할 수 없는 신비한 명약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황토옥구들방은 수많은 암 환우들을 먹이기 위하여 장을 담그는 곳이다. 그러므로 좀 더 숙연한 자세와 정성스런 마음가짐으로 장을 담그고 항아리를 간수하여야 한다. 장을 지키는 안주인의 마음이 어지러우면 좋지 않은 에너지가 장에게도 전해진다. 좋은 에너지가 옹기와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장에게까지 전달되도록, 이 음식이 사람을 살리는 음식이 되도록,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장독대를 닦아본다.







장 담그기
메주 쑤기
1) 국산콩 3가마를 물에 깨끗이 씻어 돌과 같은 불순물을 걸러낸다. 
2) 밤새 물에 담가 불려 준다.
3) 끓기 시작하여 6시간을 센 불, 중간 불, 약한 불순으로 조정해 가며 콩을 삶아 준다. 콩을 손으로 눌러 그냥 뭉그러질 정도로 삶아준다. 
4) 삶은 콩이 70~80도 정도로 식으면 성형기로 가져가서 메주를 만든다. 콩이 너무 뜨거우면 메주 모양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5) 만들어진 메주를 30도 정도 되는 황토방에 유기농 짚을 깔아 놓고 늘어놓고 뒤적여가며 말려준다.
6) 메주 표면이 짚으로 묶어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꾸덕꾸덕 마르면 메주를 묶어서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준다. 이때 메주 표면은 바짝 마르고 속에는 수분이 남아 속에서부터 메주가 뜨면서 잘 마른다.
7) 40~50일간 말린 메주를 장 담기 15일전에 박스에 켜켜이 짚을 깔고 넣어 뚜껑을 잘 닫아 아랫목에 쌓아 놓고 이불을 덮어 열흘 정도 다시 한 번 띄워준다. 이렇게 띄우면 메주 표면은 노랗게 말라있고 속에서만 메주가 떠서 유해균이 잘 번식하지 않아 메주가 깨끗이 띄워진다.  

만드는 법
1) 잘 띄워진 메주를 깨끗한 물에 담가 솔로 박박 문질러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짝 말린다.
2) 3년 이상 발효시켜 간수가 잘 빠진 포슬포슬한 천일염을 이틀 전에 물에 풀어 계란을 동동 띄워 염도를 맞추고 불순물을 가라앉힌다. 또는, 물 10 :소금 3의 비율로 염도를 맞춘다. 
3)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바짝 말린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60%만 넣고 소금물을 면보에 걸러서 항아리에 가득 붓는다. 소금간이 적당히 맞아야 메주의 부패를 막아주고 발효가 잘되기 때문에 적당한 소금 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종요한 포인트다. 
4) 소금물과 메주로 가득한 항아리에 마른 고추와 숯, 대추를 동동 띄워주고 뚜껑을 덮으면 된다.


장독 관리
장을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을 담그고 나서 장독대를 정성스레 잘 관리해야 장이 상하지 않고 제맛이 난다. 장을 담그고 사흘이 지나면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40~50일 동안 낮에는 장독 뚜껑을 열어 볕을 쬐어 준다. 요즈음은 햇볕을 언제나 쬘 수 있는 유리 뚜껑이 있어 번거로움을 덜 수가 있지만 장독은 화초처럼 자주 닦아 주어야한다. 장독이 깨끗해서 장이 숨을 잘 쉬어야 장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40~50일 후 고추, 대추, 숯을 건져내고 간장은 체에 거르고 메주는 건져 간장을 부어가며 매매 치대어 적당한 묽기로 된장을 만든다. 된장은 항아리 속에서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일 년 정도 발효 숙성해야 제맛이 나는데 농도가 묽지 않으면 나중에 된장이 되직해지니 조금 묽다 싶게 담가 각 항아리에 망을 씌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효능 
콩을 삶아 발효시켜 완성되는 된장의 가장 큰 효능은 항암효과이다. 특히 장에 영양을 주어 대장암과 위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음식인데 대두 콩에 함유되어 있는 풍부한 레시틴은 뇌 건강에도 효과가 있어 치매를 예방하며 또 콩 속의 이소플라본은 중년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주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으며 또 된장 속의 미생물이 간의 해독을 도와 간 기능 회복과 몸 안에 쌓인 독소나 노폐물을 씻어내어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
또한, 3년 이상 숙성시킨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장맛도 좋고 항암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