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자연의학에 대하여
고정혁 기자 입력 2016년 06월 26일 00:12분10,760 읽음
글: 문창원 원장 | 미국 가정의학 전문의 전 뉴욕의과대학 교수

지난 100여 년간 현대의학은 문자 그대로 눈부신 발전을 하였습니다. 프로이센 전쟁, 제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응급 외과학 영역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고, 1928년에 있었던 페니실린 발명은 감염 질환으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리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이후 의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생제와 같은 약물 치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는 약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수하며 신약 개발에 뛰어 들었고, 개발된 약들은 전세계로 급속도로 퍼져서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지난 100년은 약물 치료 중심의 시대였습니다.

의사들도 의과대학이나 전문의 교육과정을 통해 주로 약물치료 중심의 의학을 교육받았고, 후진들에게도 또 그렇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100년을 보낸 이 시점에 와서 많은 의사들이 갈등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감염성 질환들은 약물치료를 통해 괄목한 성과를 보여 주었고, 외과학 중에서도 시간을 다투는 응급외과학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치료법이 따라올 수 없는 만족한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류마치스 관절염이나 갑상선 질환 같은 자가 면역질환, 아토피나 천식 같은 알러지 질환, 그리고 암이나 기타 난치성 만성질환은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게다가 현대인의 1/3이 겪고 있는, 건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어떤 질병이라고 진단내릴 수 없는 미병(반겅강) 상태는 해결할 수 없는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저 또한 지난 30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며 제가 배우고 행해왔던 현대 의학에 대해 많은 갈등과 회의를 느껴왔습니다. 환자나 의사는 그렇게 수고하고 많은 비용을 감수하며 치료하는데, 정작 질병은 낫지 않고 아픈 환자 수는 더 늘어나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 중심의 현대 의학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에 그치고 있지, 질병의 근본을 없애고 낫게 하지는 못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치료하면서 단순히 혈압을 낮추고, 혈당을 낮추고, 통증을 진정시키는 치료만을 하지, 근본 원인이 되는 혈관의 노폐물이나 독소를 제거하여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치료나, 장을 깨끗하게 하여 온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등의 근본적인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근본이 개선되지 않으면 질병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감기 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나고 콧물, 기침이 납니다.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열을 올려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고 항체를 많이 만들어 내게 합니다. 콧물이나 기침을 통해서는 몸에 들어온 미생물을 제거하고, 분비물 속에 있는 많은 항체들은 미생물과 싸워서 이기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감기에 걸리면 해열제, 기침약, 콧물약을 먹어서 그 증상들을 없애려 합니다. 그러한 치료는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우리가 원치 않는 증상은 제거시켜 주었지만, 질병 회복에 나쁜 영향만 미치고 더 오랫동안 감기를 앓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연의학적인 치료 방법은 특별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될 수 있는대로 약물 치료를 배제하고,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질병을 다스립니다. 현재 미국 및 서유럽에서는 저와 비슷한 갈등을 갖고 있는 많은 의사들이 자연의학이라는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연의학이란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향상시키는 의학입니다. 질병이나 신체 장기만을 보고 미시적,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 잔체를 통합적으로 보며 거시적으로 보는 종합적 의학입니다. 나무 하나하나만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숲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려는 의학입니다. 다시 말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과오를 범치 않으려는 의학입니다. 

자연의학은 내 몸의 소리를 듣는 의학입니다. 건강할 때는 우리가 내 몸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어딘가가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을 느끼는 것은 우리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우리 몸은 지금 이 시간 비록 병들고 아프다고 해도 끊임없이 원래의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가려는 큰 힘이 있습니다. 이 큰 힘을 자연 치유력이라고도 하고, 또는 우리 몸의 항상성이라고도 합니다. 자연의학의 가장 큰 핵심은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향상시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식생활 개선, 절식요법, 생채식요법, 자연 건강식품, 운동, 호흡 명상, 온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자연적인 모든 치료 방법들이 이용됩니다. 

약물 치료 중심의 대중요법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현대의학의 불완전에서 탈피하여, 내 몸의 소리를 듣고 심신의 조화를 이루며 자연 치유력을 향상시켜 건강을 되찾도록 노력하는 자연의학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월간암(癌) 2016년 4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