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탐방
청자원,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청국장
임정예 기자 입력 2015년 01월 31일 16:46분77,750 읽음

우리나라의 발효음식 수준은 세계적 수준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발효식품의 우수한 제조법 덕분에 한식 요리의 가장 기본은 장 담그기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제대로 익인 음식, 맛깔스런 음식에는 잘 발효된 재료로 맛을 내며 때에 따라서 발효된 음식을 그대로 먹기도 한다.

발효는 균을 배양하여 본래의 물질을 분해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본래의 물질은 더욱 소화가 쉽게 되면 균은 더욱 그 숫자가 많아지며 균이 배양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적인 물질들은 우리 몸속에서 매우 유익한 작용을 한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의 숫자보다 우리 몸에 같이 살고 있는 균의 숫자가 몇 배나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결국 우리는 우리를 이루는 세포의 힘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우리 몸에 같이 살고 있는 수십조의 균 때문에 생명을 이어간다고 할 수 있다.

된장이나 간장은 발효를 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청국장은 며칠 만에 완벽하게 발효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 중에 하나이다. 청국장을 만들면 바실러스균이 번식하고 균뿐만 아니라 균들이 생존하면서 만들어내는 효소나 효모들이 가득하다. 잘 만들어진 청국장에는 거미줄 같은 얇은 실들이 보이는데 바로 바실러스균과 그 균들이 만들어낸 영양분들이다. 몸에 여러 가지 작용을 하며 건강을 촉진하고 체력을 키우는데 많은 효과가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바실러스균의 유익함이 알려졌다. 바실러스균은 특정한 한 가지 균의 이름이 아니고 비슷한 세균들의 집단적인 이름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 수북이 쌓아 놓은 볏짚에는 바실러스균의 하나인 고초균이 있는데 우리가 청국장을 만들 때 배양하는 균이 바로 볏짚에서 나온 고초균이다. 따라서 청국장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물과 콩 그리고 볏짚이 전부이다.

이 세 가지 재료를 갖고 단 며칠 사이에 몸에 좋은 청국장이 완성된다. 청국장하면 특유의 냄새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대로 된 청국장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그리 역하거나 견디기 어려운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는다. 바실러스균 외에 다른 잡균들이 배양 되면 심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좋은 청국장은 냄새로 판단이 가능하다.

음식이 상하는 과정과 발효가 되는 과정이 비슷하지만 그 음식에 어떤 균이 더 큰 작용을 하느냐에 따라서 발효와 부패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아주 오랜 경험을 통해서 부패된 음식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어떤 균이 나에게 유익한가를 우리는 진화를 통해서 배워왔다. 그래서 간장, 된장, 김치 등의 음식을 먹을 때면 가끔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을 그리워하곤 하는데 바로 발효음식은 본능적으로 우리를 오래 전의 시간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마법이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먹는 음식마저도 산업화가 진행 되면서 대기업에서 만든 발효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이러한 정서가 다음 세대 혹은 그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 갈지 의문스러운 현실이다. 그만큼 발효음식은 어머니의 손맛과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인천 송도에 청자원 청국장이 있다. 청자원의 대표이사는 강미자씨. 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남편과 함께 청자원을 설립하였다. 어머니의 손맛을 담아내는 제대로 된 청국장을 만들고 싶었던 남편은 공학과 과학을 기반으로 10년 간의 연구 끝에 지금의 청자원 항아리 청국장을 개발하였고 어머니의 함자를 넣어 '청자원'을 세웠다.

청자원의 항아리 청국장은 오직 볏짚과 오직 볏짚과 물, 국산 콩이며 항아리에서 바르게 발효시킬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하였다. 기술의 핵심은 바실러스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단백질은 바실러스균의 먹이가 되는데 바실러스균이 생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에서는 다른 잡균들이 번식하지 못하고 바실러균들만 콩의 단백질을 먹이 삼아서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잡균이 침범하지 못하고 오직 바실러스균만이 생존할 수 있다. 결국 잡균이 거의 없는 완벽한 상태의 청국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강대표와 남편이 청국장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다. 청자원 청국장을 직접 개발한 강대표의 남편이 대학시절에 어머니가 암으로 힘겹게 투병했는데 그때 병원 치료가 너무 힘들었지만 달리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했었다. 길지 않은 투병생활을 너무도 고통스럽게 보낸 어머니를 떠올릴 때마다 그리움과 함께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아픈 사람들에게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장생활 중에 일본으로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가곤 했는데 생청국장을 '낫도'라고 하여 먹어보니 맛도 괜찮고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집에 있을 때는 낫도를 먹을 수가 없어서 한 번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고 청국장을 만들었는데 낫도보다 더 품질이 좋은 청국장을 만들게 되었었다. 그렇지만 집에서 청국장을 담으면 매번 맛과 품질이 틀리고 한결 같은 맛을 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청국장에 대한 연구가 10년이 지나서야 완성되었다.

사실 청국장하면 먹기 거북한 사람들이 간혹 있다. 강대표의 집에 방문하여 손수 만들어 주는 청국장 요리를 몇 가지 접하였다. 요리가 그리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그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에 청국장 콩을 몇 알 넣었을 뿐이다. 파는 쌈장에 청자원 청국장을 1:1 비율로 섞고 피망이나 배추 같은 야채를 알맞게 썬 뒤에 그 위에 쌈장을 얹어서 먹어 보면 야채의 시원함과 달콤할 정도로 느껴지는 쌈장의 맛이 일품이었다. 오징어 젓갈에 청자원 청국장을 섞어 먹어도 맛이 있었다. 청자원 청국장에는 소금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젓갈을 덜 짜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케이크이나 빵, 떡 등을 쥐눈이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같이 먹으면 특유의 향 덕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 청자원 청국장을 믹서에 갈아서 돼지고기 삼겹살에 바른 후 2~3일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후에 구워 먹으면 정말 맛이 있었다. 강대표의 집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놀라웠던 음식이 바로 라면이다. 청국장을 믹서에 돌린 후 그 물로 끓인 라면은 느끼함이 전혀 없는 깔끔한 라면이었다. 이렇게 요리가 어렵지도 않고 매우 간단하다. 다만 청자원 청국장이 필요할 뿐이다. 청국장을 조미료로 사용한 천연의 맛과 향이다.

암환자에게는 청국장이 투병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암환자가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 동물성 단백질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콩을 먹어야하지만 암환자는 소화력이 떨어지다 보니 먹어도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청국장은 발효가 되어 있기 때문에 체내의 흡수력이 좋다. 그래서 청국장은 암환자가 체력이 떨어져 있을 때 먹으면 기운을 낼 수 있다.

또 청국장에는 아주 많은 효소가 들어 있다. 바실러스균이 만들어 내는 이러한 효소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킨다. 사포닌, 파이탁신, 제니스테인 등등 알려진 것만으로도 항암제라고 할 수 있다. 암을 예방하는데 탁월하며, 암환자에게도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암환자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대부분 변비가 있다. 청국장에는 섬유질과 유산균이 풍부하기 때문에 꾸준히 섭취한다면 변비 정도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건강을 위하여, 또 암과의 투병을 위하여 추천하고 싶은 식품이 바로 청국장이며, 항아리에서 잘 만들어진 청자원 청국장이라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월간암(癌) 2014년 12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