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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는 냉이가 명약
김진하 기자 입력 2013년 05월 30일 20:56분596,689 읽음

쑥, 참나물 도라지, 돌나물, 달래, 씀바귀, 고들빼기 등 종류도 다양한 봄나물 중 봄 향기 물씬 풍기는 채소로 냉이를 빼면 섭섭하다. 냉이는 겨자과의 두해살이식물로 여름에 종자를 심어 가을과 봄에 얻을 수 있는 나물이지만 가을의 냉이보다 겨울을 온전히 이겨낸 봄 냉이를 일품으로 친다. 심지어 월동한 냉이 뿌리가 인삼보다 명약이란 말도 있다.

냉이는 본래 유럽이 원산지이지만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 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참고추냉이, 미나리냉이, 꽃냉이, 논쟁이, 개갓냉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냉이의 옛 이름은 '나이'다. 그러나 지역마다 불리는 것도 조금씩 달라 경상도에서는 '난생이', 전라도에서는 '나상구',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서는 공용으로 '나승개', 충청도와 경상도에서 '나새이', 함경도에서 '나시', 평안도에서 '내이'라 한다. 냉이는 이름에서도 보이듯 예부터 우리나라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으며 애용되던 식품 중 하나이다. 국거리였으며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고 춘궁기에는 배고픈 선비들의 허기를 달래주기도 하던 서민들의 먹거리였다.

이뇨, 해열, 지열작용이 뛰어난 냉이
사실 예전에는 냉이가 식품이라기보다는 약초로 많이 쓰였다. 중국의 「본초강목」에서는 냉이를 경기하는데 좋고 오장에 이롭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간을 도와 눈을 밝게 해준다고 했다. 민간요법에서는 냉이의 줄기와 잎을 태워 그 재를 이질에 사용했고 자궁의 출혈과 폐출혈의 지혈제로 사용하였으며 줄기를 태운 재에 밥을 개어 유종(乳腫)에 붙였으며 이뇨, 해열, 지열에 효과가 뛰어나다 한다.

일본에서는 냉이를 목욕물에 넣고 목욕하면 재액을 방지하고 손톱이나 발톱 밑을 문지르면 병을 예방한다는 신통력을 지닌 식물로 인식했다.
청나라에선 육식하는 사람은 냉이를 먹으면 위장을 씻어주므로 정장초(淨腸草)라 불렀으며 유럽에서는 코피가 날 때 냉이즙으로 지혈하고 치통에 냉이잎을 붙여 진통제로 사용하였다.

시금치보다 단백질과 당분 2배, 칼슘 3배
냉이에는 단백질과 전분 함유량이 많아 혈압을 하강시키는 작용을 하며 단백질과 당분은 시금치의 2배, 칼슘은 3배나 된다고 한다. 베타카로틴, 칼슘, 인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영양적인 면은 물론 소화기능도 높여주며 밥맛도 좋게 한다. 냉이에 풍부하게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시력을 돕고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며 간을 튼튼하게 만든다.
또한 비타민A의 가장 안전한 공급원으로 항산화 작용, 유해산소 예방, 피부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빈혈, 당뇨병, 해열 등에 효험이 있고 임상보고서에서 홍역을 예방하며, 해산 후의 부종치료의 효력이 입증되었다.

다양한 냉이 요리
나물로 쓸 때는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된장에 버무려 먹어도 된다. 향긋한 냉잇국은 멸치다시물에 된장을 풀고 모시조개를 끓이고 냉이, 홍고추, 다진 파, 다진 마늘을 넣고 살짝 끓여서 먹는다.
무침으로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소금과 깨소금, 참기름에 버무려 먹고 콩가루를 뿌려 먹어도 좋다. 생으로 무치기에는 가을 냉이가 봄 냉이보다 좋다. 냉이를 겨자에 무쳐 먹을 때엔 소금물에 데쳐 찬물에 헹구고, 따뜻한 물에 겨자를 풀고 매실액과 소금을 넣은 후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을 넣는다.

냉이를 튀김으로 먹을 수도 있다. 뿌리와 줄기, 잎 전체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 튀김가루를 입혀 살짝 튀겨내면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고 쑥과 함께해도 향긋함이 좋다.
냉이는 녹즙을 내어서 먹을 수도 있는데 잎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녹즙은 비타민 A와 식이섬유가 많으므로 봄날 춘곤증을 이기게 해 준다.

냉이를 차로 만들면 봄철 냉이의 향긋함을 일 년 내내 마실 수 있다. 차를 만들 때는 깨끗이 흐르는 물에 씻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적당량의 뿌리에 잎을 감아 그늘에서 말린다. 차로 우려내 마시기 좋은 크기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냉이를 고르는 것이 포인트다. 차로는 3~5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마시면 된다.

냉이는 겨우내 혹독한 추위를 이기며 땅속 영양분을 가득 품고 봄을 맞는 식품이다. 단백질, 칼슘, 철, 인,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성분들이 오장에 이롭고 무엇보다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니 해독이 무엇보다 중요한 암환자에게는 반가운 식품이 아닐 수 없다. 부종을 치료하고 지혈의 역할을 하니 수술 후 회복기의 음식으로도 딱 맞다. 봄철 채취한 냉이는 말리거나 쪄서 일 년 내내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이 봄이 가기 전 서둘러 냉이를 만나보자.

약초로의 활용 Tip
●홍역, 월경과다, 유미뇨(소변 색이 우윳빛 증상), 눈의 통증, 토혈이 있는 경우 전초를 달여 먹고, 황달에는 냉이 씨를 달여서 복용한다.
●자궁출혈이 있을 때엔 꽃을 달여 먹는다.
●눈이 충혈된 경우 냉이를 찧어 골게 걸러서 눈에 넣으면 안약 대용으로 쓰인다.

월간암(癌) 201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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