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야초
[산야초]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번행초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10월 16일 18:10분890,045 읽음


사진 글 전동명_약초연구가.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장

위암 식도암 자궁암 갖가지 위장병에 묘약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3대 약초’ 가운데 바닷가의 염생식물로는 번행초, 산에서 나는 식물 약초로는 삽주뿌리, 약나무로는 예덕나무를 손꼽을 수 있다. 모든 위장병에 이 세 가지 약초를 항상 가까이 하고 늘 차처럼 달여서 먹는다면 무병장수하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약초연구가인 본인도 번행초 감초 절편된 것 한두 개와 대추 서너 개를 넣고 달여서 보온병에 차게 또는 따뜻하게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약초를 관찰하거나 채취하다가 목이 마르면 수시로 마시고 있는데 맛과 향도 매우 좋고 속이 편안해서 좋은 기분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번행초는 석류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아시아 등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해변 모래땅이나 자갈마당, 바위틈에서 자란다. 줄기는 땅에 엎드렸다가 점차 일어서며 50센티미터 정도의 높이로 자라나 약간의 가지를 치면서 한 뿌리에서 둥그렇게 땅에 붙어서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번행초는 꽃잎이 없고 다섯 갈래로 갈라진 종 꼴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꽃은 노란색깔이고 지름이 6밀리미터 안팎이다. 꽃은 따뜻한 제주도나 남부지방에서는 1년 내내 핀다. 추운 지방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핀다. 꽃이 지면 마름 열매와 비슷한 돌기가 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마르면 검은 색으로 땅에 떨어진다. 잘 익은 것은 물에 잘 떠다니는데 파도를 타고 가까운 바닷가에 옮겨가서 번식한다.

번행초가 땅바닥을 기어가면서 자라기 때문에 만채(蔓菜:덩굴만, 나물채)라고도 부른다. 싹 끝을 잘라도 계속 새싹이 나오므로 초여름부터 늦가을 까지 수확기간이 길어 귀중한 채소로 알려져 있다. 재배를 해도 잘 자라므로 어린 싹이나 어린잎을 잘라 갈아 먹는데, 특히 어릴 때는 부드럽고 떫은맛도 적어 먹기에 훨씬 좋다. 단단한 잎은 충분히 데쳐서 연하게 해서 먹는다. 또는 끓는 물에서 데쳐서 찬물에 담갔다가 국이나 무침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비타민 A의 효력을 가진 카로틴과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바닷물이 바닷가의 높은 솔밭까지 침범한 일이 있었다. 필자는 부산에서 가까운 인근 바닷가에 약초를 관찰하다가 솔밭에서 번행초가 무리지어 자라는 것을 목격한 일이 있었다. 높은 파도에 의해 번행초 씨앗이 솔밭까지 운반되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작렬하는 바닷가 태양에서 자란 것보다 그늘진 솔밭에서 자란 번행초는 잎과 줄기가 좀 더 연하고 부드러워 먹기가 좋았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병(적취(積聚), 반위(反胃), 일격(噎膈) : 오늘날 위암에 해당함)을 치료하기 위해 찾던 약초가 번행초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위암에 특효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갯상추라고도 하며 영어로 뉴질랜드시금치(Newzealand spinach)라고 한다. 잎줄기의 점액질은 위염, 위궤양, 위암, 십이지장궤양, 스트레스성궤양을 부드럽게 감싸서 자극을 줄여주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암, 식도암, 자궁경부암에는 번행초 120g, 마름줄기 또는 마름열매 150g, 율무쌀 40g, 결명자 15g을 달여서 복용한다'고 썼다. 국에 넣어서 꾸준히 먹으면 변비도 해소되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자양강장(滋養强壯)의 효과가 있다.

말린 번행초 또는 생것 20그램을 적당한 양의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생즙을 내서 마신다. 부스럼에는 생것을 짓찧어서 환부에 붙인다. 어느 때든지 생으로 채취하여 나물로 먹거나 국거리로 사용할 수 있다. 생으로 그냥 씹어 먹어보아도 맛이 짭짤하면서 향긋한 맛이 난다. 달여서 먹어본 결과 달면서 약간 간이 배어 있는 맛이 나면서 호박을 삶은 맛과 비슷하여 구수하고 먹기에 아주 좋은 독특한 맛이 난다.

깨끗이 씻어 회처럼 마요네즈에 무쳐먹거나 튀김을 해서 먹거나 데쳐서 묵나물처럼 먹거나 국에 넣어 먹거나 용도를 개인의 취향에 맞춰서 다양하게 응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즙을 내어 먹으면 대부분 강하면서 목을 자극하는 맛 때문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또한 번행초만 달이면 체질에 따라 먹기가 역겨워하는 분들도 있다. 이때는 감초 절편된 것 2~3개 정도와 대추 4~5개 정도 썰어서 넣으면 목에 쏴하면서 톡 쏘는 맛이 중화되어 먹기가 한결 부드럽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고달프게 시달리며 일하는 장기 중 하나가 위장일 것이다. 위장이 튼튼해야 모든 장기가 건강하다.

≫ 번행초 한눈에 보기 ≪

과 명: 석류풀과 여러해살이풀
생약명: 번행(蕃杏), 백번행(白番杏), 백홍채(白紅菜), 백번현(白番莧), 빈호거(濱蒿苣), 만채(蔓菜)
속 명: 갯상추, 벅국파채, 뉴질랜드 시금치, 병채, 병와거, 기와거
분포지: 중부 이남의 바닷가
개화기: 따뜻한 지방에서는 1년 내내 핀다. 봄부터 가을까지, 추운지방은 5~6월
꽃 색: 노란색
결실기: 푸른 꽃받침통은 열매가 결실될 때에도 남아있어 따뜻한 곳에서 1년 내내 꽃이 피고 지며 결실
열 매: 열매는 핵과로서 달걀모양이며 겉에 돌기가 있다.
높 이: 40~60센티미터
채 취: 연중 아무 때나 채취 가능
가공법: 말리거나 생것으로 나물 및 식용으로 가능
약 효: 청열, 해독, 거풍, 소종, 위암, 식도암, 자궁암, 자궁경부암, 위장병, 위염, 만성위장병, 위산과다, 위궤양, 장염, 장카타르, 눈아픈데, 부스럼, 고혈압, 속병, 가슴앓이, 빈혈, 허약체질, 병후기력회복, 산후몸조리, 식욕부진, 소화불량, 변비, 자양강장 등

월간암(癌) 2007년 10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