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일반
[전문의칼럼] 암환자의 피로감 (I)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9월 14일 16:09분1,720 읽음
▲김원남 소람한방병원 암의학연구소장

피로는 극도의 피로감이나 에너지가 부족하여 기진맥진한 상태로 설명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원인으로는 과로, 수면부족, 스트레스와 걱정, 신체활동 부족, 질병 등이 있을 수 있다. 암환자의 약 60~90%가 호소할 정도로 피로는 매우 흔하고 괴로운 증상이다. 암환자가 느끼는 피로(암 관련 피로)는 암에 걸리기 전에 기억되는 일상생활의 피로와는 전혀 다르다.

주요 암 관련 피로 증상은 무엇일까. 우선 무기력한 상태를 꼽을 수 있다. 무기력 상태에 빠지면 너무 피곤해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고 싶거나 샤워, 침구 정리와 같은 작은 일상에도 숨이 가쁘게 느껴진다. TV 리모컨을 사용하기조차 어렵거나 계단을 오르고 화장실을 가는 등 짧은 거리 이동도 힘들게 느껴지게 된다.

다음은 수면장애다. 통증을 통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한 이유없이 잠을 잘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게 된다. 또한 불안감, 슬픔, 우울감,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쉽게 빠져들어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집중력이 크게 떨어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집중하기 힘들거나 평소 즐겨하던 일에 흥미를 잃기도 하고, 명확하게 생각하거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암 관련 피로는 왜 발생하는 걸까.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암 질환 자체의 진행과정과 수술, 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 등 치료과정 모두와 관련될 수 있다. 암은 피로를 유발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여 신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암은 신체의 에너지 요구를 증가시키거나, 근육을 약화 및 신체의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항암요법으로 인한 피로는 사람마다 달라서 짧게는 이틀, 길게는 치료가 완료된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빈크라스틴(vincristine), 빈블라스틴(vinblastine), 그리고 시스플라틴(cisplatin)과 같은 약물이 흔히 혈구 수치 감소로 암 관련 피로를 일으킨다.

방사선치료는 치료 부위와 관계없이 여러 차례 받으면 피로가 누적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피로는 치료 중단 후 3~4주 동안 지속되지만 길게는 2~3달 지속될 수 있다. 통증을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살아가는 것은 매우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며, 많은 진통제는 졸음과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암 진단과 힘들고 생소한 치료과정을 겪으며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이 생겨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암에 걸리면 몸에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할 수 있는데, 오심 및 구토 등의 치료 부작용으로 인해서 식사가 어려우면 충분한 영양 섭취가 부족해 피로를 일으킬 수 있다. 빈혈증은 항암치료로 인해 적혈구가 너무 많이 파괴되거나, 암이 골수로 전이되어서 혈구 생성을 방해하거나 혈액 손실이 유발돼 발생한다. 많은 암환자들은 빈혈을 가지고 있으며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암 관련 피로는 다양한 생물학적, 정신사회적 변수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포괄적인 맥락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암 관련 피로는 암이 진행되면서 발생률이 더욱 높아져서 말기암 환자의 경우 90% 이상에서 나타나며, 피로가 심할수록 환자의 생존기간 또한 짧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암 관련 피로에 대한 치료 및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월간암(癌) 인터넷뉴스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