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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그냥 넘길 일 아니다
장지혁 기자 입력 2016년 05월 31일 15:20분12,897 읽음
글: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역임, 현재 진영제암요양병원 병원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스트레스」는 현대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신경을 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도 스트레스이고, 육체적으로 피로하거나 문제가 생길 때에도 그 원인을 스트레스에서 찾는 예가 적지 않다. 

 그러나 너무 흔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쉽게 넘기거나 ‘이 정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 하며,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당연시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작은 스트레스가 만성이 되면 생활의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정신적·육체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정말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제거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적절히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건강을 지키는 지혜일 것이다.

회사원 김씨는 3개월 전부터 몸에 이상이 있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고 가슴이 답답해서 자꾸 큰 숨을 내쉬어야 편했다. 자주 머리가 아프면서 목뒤와 어깨가 뻣뻣해지는 걸 느꼈고, 배에 가스가 차면서 소화불량이 있었다.
신경도 예민해지면서 집에 오면 자꾸 짜증을 내게 되고 틈만 있으면 누워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신경 쓸 일이 있으면 불면증도 생겼고 회사에서도 정신이 멍하고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다. 
병원도 여러 곳을 다녀보았는데 한두 군데에서 신경성이라는 말만 들었을 뿐 별로 호전되지는 않았다.

김씨의 증상은 전형적인 스트레스성이다. 1년 전쯤 그는 직장에서 부서가 바뀌면서 생소한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직속상관이 변덕스럽고 화를 잘 내며 결제 받을 때마다 모욕감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라 긴장을 많이 해야 했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그로 하여금 이렇듯 병을 얻게 한 것이다.

요즈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스트레스’일 것이다. 좁게는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일들로부터 넓게는 일평생 노력해도 다 쫓아갈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급변하는 기술의 속도에 맞춰 사회에 적응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아닌 것이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는 신체적·심리적 평형상태에 동요를 일으키는 모든 자극이라고 간략히 정의 내릴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단지 추상적인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실제로 인체 내에서 물리화학적 변화를 초래하는 실체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몸에는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시스템이 있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게 뇌의 시상하부이다. 스트레스를 감지하면 시상하부는 자율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킴으로써 전신의 기관이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비상 가동되도록 명령을 내린다.
이로 인해 혈당 증가·심박수 증가·혈관 수축·혈압 상승·위장관으로의 혈액량 감소·위장관 운동 감소·식욕 저하 등의 신체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신체반응은 인체가 험난한 자연환경에 대해 오랜 세월을 적응해 오면서 발달시킨 것으로 응급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일종의 터보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장기간에 걸쳐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터보 엔진을 장기간 계속해서 돌린 자동차처럼 인체도 곧 과부하가 걸리고 고장신호가 속출하게 될 것이다. 하나 둘씩 스트레스성 증상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일으키는 증상들은 너무 다양해서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대표적인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3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 신체적 증상
   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의 긴장과 통증(특히 목. 어깨, 허리), 심계항진, 흉통, 소화불량과 복통, 전율, 사지 이상감각, 안면홍조, 발한, 면역력 저하 등

● 심리적 증상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 우유부단, 무기력감과 만성 피로, 유머감각 소실, 불면, 신경과민, 우울, 감정조절의 난조, 인내심 저하 등

● 행동 증상
   서성거림, 안절부절, 습관적 행동(손톱 깨물기, 발 떨기), 과식, 과음, 흡연량 증가, 공격적인 행동 등

스트레스성 증상을 가진 이들의 상당수가 처음에는 단순한 신체질환으로만 인식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불필요한 검사와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한 치료 후에도 특별한 차도를 못 느낀다면 정신건강의학적인 상담을 한번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오래 지속되고 감당하기에 벅찬 스트레스는 분명 병의 원인이 되는데, 한 연구에서는 모든 병의 70%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과 건강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여러 질환들 중에서 스트레스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심혈관질환으로 생각되는데, 통계에 의하면 심장질환의 경우 75%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당뇨병, 고혈압, 천식, 소화성 궤양, 과민성 대장증후군, 비만,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공포증, 신경성 피부염, 암 등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여기에는 개인의 성격특성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전략, 주위의 지지체계 등과 같은 변수들도 관여한다. 이렇듯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우리가 선택한 생활방식에서 비롯되어진다는 것과 또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에 긍정적인 면도 있음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목표는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데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실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신의 생활방식도 바꾸어야 하며, 건강을 증진시켜줄 다양한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요즘 많이 주목을 받고 있는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명상이나 점진적 근육이완법 등이 있다. 이것들 말고도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시중에 소개된 방법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아내어 매일 꾸준히 적용하다 보면 점차 더 건강해지고 활기찬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 없는 건강한 삶은 노력 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길 바란다.

미국의 방사선종양학의사 칼 사이먼튼이 처음 시도하여 매우 좋은 임상효과를 얻어 이제는 수많은 의사들이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는 명상법의 일종으로 ‘심상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사이먼튼이 레지던트 시절 방사선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 머리 위에서 밝고 따뜻한 빛이 몸속으로 들어와서 암 조직을 아이스크림 녹이듯 상상을 하게 시켰더니, 그러지 않고 그냥 방사선치료만 받았던 환자들에 비해 월등한 치료 성적이 있었다.

이에 고무된 사이먼튼은 정신과의사인 그의 아내와 함께 말기 암 환자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사이먼튼 클리닉’을 개원하였고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사이먼튼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교육되고 실천되고 있다.
사실 명상, 마음치유, 복식호흡, 이완치료 등 수많은 심신치유법이 이미 존재해 왔지만, 사이먼튼 이후로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저자의 병원에서도 심상유도법을 많이 활용한다. 
먼저 복식호흡을 통해 온몸을 충분히 이완시킨다. 복식호흡에 집중하면서 머리, 얼굴, 등, 어깨, 팔, 손, 엉덩이, 허벅지, 다리, 발의 순서로 힘이 빠졌는지를 체크한다. 
충분히 이완되었다고 판단되면 이번에는 자기만의 고요한 장소로 가는 것을 상상한다. 아무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고요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아주 행복하고 편안하게 쉬고 있는 것을 상상한다.
그 상태에서 머리 위로부터 눈부시게 밝고, 샤워 물처럼 따뜻한 빛이 내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상상한다. 그 빛이 드디어는 내 암 조직을 녹이기 시작하고, 이내 암을 완전히 녹여 버린다. 녹은 자취마저 깡그리 말려 버린다.

이와 같은 심상유도를 아침에 눈 뜬 직후와 자기 전에 침상에서 시행하며, 낮이라도 조용한 환경이라면 시도해도 된다. 고주파온열치료나 방사선치료 등 어떤 시술을 받는 동안 상상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암이 아니라도 모든 질환에서 같은 방법으로 시도하여 큰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다.
월간암(癌) 201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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