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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어떤 결심을 하셨나요
장지혁 기자 입력 2016년 02월 29일 14:48분10,964 읽음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새해가 시작될 무렵 많은 결심과 계획이 있었는데 뭐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듯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시작되는 새해는 신비롭게도 또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계획하고 결심하게 만듭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새해 결심은 뭐니 뭐니 해도 금연일 것입니다. 작년 1월에 담뱃값이 오른 후에 금연 열풍이 부는가 싶더니 담배판매량은 거의 복구되었다고 합니다. 그마나 TV에서는 금연을 위한 여러 가지 광고가 나오는 걸 보니 새해가 시작되면서 다시 금연 열풍이 거세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담배는 중독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1급 중독물질이며 더구나 특급 발암 물질입니다. 세상 어떤 마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하고 한 번 중독되면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보통은 청소년 시절에 호기심으로 한두 번 피워본 담배가 중독이 되어 평생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불과 90년대 초반까지만 하여도 남자라면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문화가 있었는데 1995년도에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서 담배는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규정이 되면서 금연구역이 지정되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서서히 금연을 장려하는 쪽으로 변해왔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요즘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어디 설 자리가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담배를 피우면 손가락질을 당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행여 아직까지 담배를 태우시는 분들이 있다면 새해에는 모질게 마음을 먹고 금연에 성공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담배처럼 백해무익한 게 있을까요?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도 많이 허비가 되는데 더 중요한 것은 몸과 정신의 건강이 피폐해진다는 사실입니다. 흡연을 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담배요, 무슨 일을 하나씩 할 때마다 담배를 피웁니다. 밥 먹고 난 후, 운전할 때,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전철역으로 걸어가면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등 하루의 일과가 모두 담배와 연관을 지어 생각합니다. 애연가들은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모든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멀리 출장이라도 갈 때면 차 안에 있는 동안 담배를 못 피우니 걱정부터 앞서게 됩니다. 도무지 담배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내가 담배를 태우는 것인지, 담배가 나를 태우는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병원 앞에 가보면 환자복을 입고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국립암센터 앞에 가보면 환자복을 입고 링겔병을 끌고 정문 앞까지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항암주사를 맞으면서도 담배를 피우려고 그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담배 중독은 암보다도 더 무서워 보입니다. 사실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은 그에 대한 중독성이 얼마나 심각하고 무서운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너무도 쉽게 “담배 좀 그만 피워라”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의 소중한 목숨마저도 담배와 바꾸면서도 그런 말이 짜증스럽기만 합니다.

이전에는 흡연이 중독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흡연은 병이라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술이나 마약에 중독되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하는 것처럼 흡연 또한 같은 중독이라는 범주에서 병으로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간 입소하여 금연을 실천하는 캠프가 각 지자체 별로 마련되어 있으며 2015년부터는 상당히 활성화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담배를 끊고 싶지만 금단 증상이나 여러 가지 두려움 때문에 금연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한 번쯤 입소하여 금연을 경험해보는 일도 바람직합니다.

오직 스스로의 인내력만으로 금연을 하겠다면 3일을 넘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니코틴이라는 매우 강력한 중독물질이 흡연자가 굳게 결심한 정도의 의지는 웃으면서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흡연이 병이라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같이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며칠을 지내면서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금연 프로그램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건강검진까지 무료로 할 수 있으며, 금연에 도움을 주는 약품이나 보조제의 처방도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금연을 하고자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만 갖고 입소한다면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암을 진단받고도 흡연을 한다면 그것은 곧 자살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흡연이 주는 만족감과 나의 생명을 맞바꾸는 것입니다. 가장 최선은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시도하고, 또 금연에 성공해야 합니다. 담배를 피울 때와는 다른 생활의 변화가 생기며 삶의 질은 급속도로 상승합니다. 무엇보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됩니다. 흡연도 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새해에는 금연을 실천한다면 올 한해는 뜻있는, 새롭게 태어나는 한해가 될 수 있습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서 세상에 알려진 담배가 당시에는 매우 귀하고 고급스러운 사치품이었다면 이제는 우리의 생명을 서서히 앗아가는 특급 중독물질이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꼭 금연에 성공하여 담배에서 자유로워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월간암(癌)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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