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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긴 사람들의 투병방법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5년 09월 30일 15:42분15,516 읽음
글: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역임, 현재 진영제암요양병원 병원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암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성들이 있다. 이 특성을 잘 연구하고 실천한다면 암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1. 표준치료를 기본으로 통합의학적 진료를 한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대표되는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를 기본적으로 시행하며 그에 추가해서 영양요법, 심리적 정신적 프로그램이나 대체요법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병행한다.

대부분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지만 꼭 채식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억지로 참지 않지만 가능하면 천연 그대로의 음식을 지향하며 화학성분이나 첨가물을 섭취하지 않으려 신경을 많이 쓴다.

2. 치료에 매우 적극적이다.
의사가 권하니까 당연히 시술받는 것이 아니라, 치료 내용에 대해서 근거 제시를 요구하고, 의문스러운 점에 대해 담당의사와 활발한 질의응답을 통해서 자기가 받을 치료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음을 확신하며, 자신의 치료 계획에 대해 스스로 책임진다는 태도로 적극적으로 응한다는 점이다.

3. 강한 투병의지가 있다.
암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여태껏 잘못 하여 왔던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열심히 노력하면 암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강한 신념을 가진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긍정적인 척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괜찮아요. 문제없습니다. 다 잘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암치유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암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인식하고 있어서 맹목적인 긍정적인 태도와는 구분된다.

앞의 경우에는 마음 한편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잔재하고 있고 그걸 잊기 위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포장하지만, 결국에는 쥐꼬리만큼 남아있는 두려움이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가해서 면역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암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만, 본인이 알고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올-인해서 치료에 임하면 생존을 연장할 수 있으며 나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생존자들은 표준치료에도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의 가능성에 대해 기존의 개념에 맞서는 과감한 도전 정신을 보인다. 즉 그러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치료 성적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러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견뎌낼 수 있을 정도만의 역작용이 생길 거라고 강한 신념을 가진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강력한 신념과 적극적인 태도가 치료 효과를 높이도록 몸속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4. 운동을 계속 한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라는 강한 집념으로 운동을 계속 한다. 통증이 있더라도 무기력한 상태에서조차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개 암을 진단받기 전에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운동부족이 면역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여 운동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불태운다.
틈이 나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직장에 출근하듯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운동을 하며, 다른 행사들은 운동 시간 이외의 시간으로 조절한다.

5. 삶에서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생존자들은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며, 그들의 삶이 나름대로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리고 목적의식이 뚜렷한 경우도 많다. “내 딸이 시집갈 때까지는 살아야지”라든가 “손주가 태어날 때까지는 살아야지” 하는 식으로 인생에서의 중요한 성취나 이벤트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갖고 있다.

생존자들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봉사정신이 충만하다는 것도 있다. 그들은 남을 도울 특권을 부여받은 것처럼 생각하면서 일반인이 이루지 못하는 것을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갈등을 해소하며 화합을 이끌어 내는 신통한 능력들을 보인다.
이러한 삶의 목표와 봉사정신으로 인해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즐겁고 보람찬 삶을 영위한다.

6.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한다.
암 생존자들은 좋은 인간관계 유지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함을 아끼지 않는다. 이미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여태껏 살아오면서 쌓였을 갈등과 미운 감정들이 남아 있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나쁜 관계가 생기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관계를 단절하는 냉정함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쓸데없는 갈등을 피하려는 본능이 작동한 것이라 생각한다.

가족, 친척, 친구, 동료, 이웃들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사회단체로까지 좋은 대인관계를 넓혀서, 그를 통해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그로 인해 삶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

7.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라고 얘기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느냐?’라며 반문하는데, 필자가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 현대인은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생각이 많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를 쌓아두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말끔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분류를 하는 것이다.

내가 꼭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오늘 내로 즉시 시행한다.
내가 꼭 해야 하지만,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일은 할 일 목록을 만들어 기록해 둔다.
내가 꼭 해야 하지만, 내키지 않거나 하기 어려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
내가 꼭 할 필요가 없다면 내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다.

이렇게만 한다면 내 머리 속은 항상 깨끗이 정리되어 있을 것이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어질 것이다. 또한, 만나서 즐겁고 나를 지지하는 사람은 자주 만나지만 나를 비방하거나 만나면 힘이 빠지게 하는 사람들을 가능한 멀리 해야 한다.

인생은 짧으며 즐기기에도 시간은 모자란다. 골치 아픈 일이나 스트레스로 시간을 죽이는 일은 쓸데없는 일이고 나의 면역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단순하고 즐겁게,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바란다.
월간암(癌) 201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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