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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건강밥상 - 삶의 보물상자, 가족
장지혁 기자 입력 2014년 08월 29일 15:24분241,277 읽음

김향진 | 음식연구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연구원, 채소소믈리에

이야기가 있는 건강밥상, 한식

가족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이렇다.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유사하게 가정이나 식구라는 단어도 자주 사용되는데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그런 정의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난관들 속에서 그래도 다시 힘을 내고 웃을 수 있도록 의지가 되는 것 중에는 책을 비롯한 문화적인 것들이 있을 수 있고 친구나 멘토 같은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근원은 가족이라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가장 가까울 수도, 자칫 가장 멀어질 수도 있는 가족에 대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그 소중함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봄도 좋을 것이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삶을 살아온 것이 복이라면 복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지금껏 살아온 시간들이 편하기만 했을 리 없고 내게 주어진 환경에 만족했을 리는 더더욱 없기에 가족이라는 이름에 원망하고 불평하던 긴 시간들이 내게도 있었다. 사실 여전히 그 마음들이 툭툭 튀어나와 껄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리 이성과 논리로 다독거려도 감정적으로 치우칠 때면 가족을 상대로 상처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데 가족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보일 수 없는 이기심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때이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지만 특히나 가장 편한 관계라는 이유로 자칫 막 대하게 되는 가족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타인과는 그 관계의 경중에 따라 제한된 말과 행동을 하게 되고 자칫 문제가 될 일이 있었더라도 관계를 지속하고자 한다면 어떻게든 풀고 넘어가기 마련이지만 보통 가족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이해관계가 아닌 가족이기에 우리는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족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할 때 서운함을 넘어 비난이 되고 원망을 쌓다가 감정의 밑바닥까지 끌어내 악다구니를 쓰거나 감정의 골이 깊어져 대화마저 단절된 그야말로 남인 채 사는 가족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들이니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 가족들을 대하는 실수는 범할 수 있다. 다만 가족 간에도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고 서로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평소 가정 내 문화를 잘 가꿔가야 할 것이다. 혹 상처가 되는 일이 있더라도 시간의 힘에 맡기지 말고 수시로 대화하고 표현하면서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것이 있다. 예로부터 자식을 엄히 교육하고 바르게 서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부모의 역할이라 여겼던 우리네 선조들이 일상의 곳곳에서 가르침을 수행했겠으나 생의 기본이 되는 식사를 앞에 두고 예를 가르쳤던 것은 근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드신 다음에야 식사를 시작할 수 있고 수저를 내려놓으실 때까지 속도를 맞추며 집안의 어른이 우선이 되는 식사 분위기는 인내하고 배려하며 성숙한 인격을 갖추도록 훈련하는 시간이었다.

최근 많은 가정의 불화와 심지어 가정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식사하기 때문이라 분석하는 이들의 논리를 살펴보면, 다시금 그 기본을 떠올리게 된다. 가족이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각 구성원 간의 사랑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애틋함이 있어야 하는데 급격한 사회변화는 이를 어렵게 만들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제 각자의 삶만 쫓다 보니 가족이 얼굴 맞대는 시간조차 허용되기 어렵고 밥 한 끼 함께 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식구라는 말이 무색해져 버렸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고 함께 살아가자는 의지의 다름 아니다. 한국인들이 의례 하는 인사로 "밥 한 끼 먹자"는 말도 함께 나누는 시간과 음식 속에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전달함으로써 힘이 돼주고자 하는 의미일 것이다.

한 공간 속에서 같이 식사를 하며 눈 마주치고 대화하는 시간이 가족의 결속력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아직 그 힘을 모르는 분들이라면 한번 권해드리고 싶다. 텔레비전이나 핸드폰을 잠시 밀어두고 식사에만 집중하면서 내 부모님이, 내 아이가 어떤 음식에 손이 자주 가는지. 식사하는 동안 어떤 버릇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나아가 식사하면서 나눌 수 있는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하다 보면 점차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대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점차 이해의 폭이 넓어지다 보면 가슴 속 깊이 쌓여있던 앙금도 털어버릴 날이 올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 가족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 기쁨도 맛볼 수 있으리라.

오늘은 나부터 정성 들인 식사를 준비해 가족과 함께 식탁에 앉아야겠다. 일이 바빠지면 가장 먼저 소홀하게 되는 가족에게 미안함을 담아, 그런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니 감사함을 담아 따뜻한 밥 한 끼 함께하면서 고비마다 꺼내들 내 삶의 보물상자 가족의 든든함을 마음껏 느껴야겠다.

찰밥취나물장떡


[재료 및 분량]
- 찹쌀 1C, 취나물 150g, 집간장 1t, 고추장 1T, 참기름 1T, 소금, 녹말가루, 기름 약간씩

[만드는 법]
1. 찹쌀을 깨끗이 씻어 3시간 정도 불렸다가 김 오른 찜통에 면 보자기를 깔고 40분 정도 쪄서 익힌다.
2. 취나물은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뒤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짠다.
3. 취나물을 송송 썰어 집간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4. 찰밥에 고추장과 참기름, 썰어 놓은 취나물을 넣어 버무린다.
5. 적당한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빚은 후 녹말가루를 앞뒤로 살짝 묻히고 기름 두른 달군 팬에 노릇하게 지져낸다.

탕평채


[재료 및 분량]
- 청포묵 1모, 소금 ½t, 참기름 ½t
- 쇠고기 100g, 간장 2t, 설탕 ½T, 다진 파 1t, 다진 마늘 ½t, 깨소금 ½t, 참기름 ½t, 식용유 ½T
- 숙주 100g, 미나리 50g, 김 1장, 달걀 1개, 홍고추 ¼개
- 초간장 : 간장 2t, 설탕 1T, 식초 2T, 깨소금 1t, 참기름 ½t

[만드는 법]
1. 청포묵은 굵은 채로 썰고 끓는 물에 데쳐낸 후 물기를 빼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 쇠고기는 곱게 채를 썰어 양념하고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낸다.
3. 숙주는 다듬어서 끓는 소금물에 데쳐내고 미나리는 줄기만 다듬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 5cm 정도의 길이로 썬다.
4. 김은 바짝 구워서 잘게 부수고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쳐서 채소와 같은 길이로 채 썰고 홍고추도 채를 썬다.
5. 청포묵과 준비된 재료를 모두 넣고 초간장과 함께 고루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두릅나물무침


[재료 및 분량]
- 두릅나물 300g, 소금 약간, 매실액 1T, 들기름 1T, 참깨가루 1T, 집간장 1t, 고운소금 1t

[만드는 법]
1. 두릅나물은 손질하여 깨끗이 씻는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3. 나물 양념을 넣고 골고루 무쳐 그릇에 담아낸다.

월간암(癌)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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