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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면 유전자 변형, 폐암 발생한다
고정혁 기자 입력 2014년 02월 28일 23:46분358,181 읽음

흡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전자 변형 때문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또 비흡연자에서 흔한 폐암과 달리 흡연자가 주로 많은 편평상피폐암의 경우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의 인종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 연구팀은 국내 편평상피세포 폐암환자 104명의 유전체 전부를 미국 브로드 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월13일 밝혔다.

아시아에서 이러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 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임상종양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인 '임상종양학 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중 선암에 이어 2번째로 흔한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특히 흡연자에게서 흔히 발병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도 104명 중 99명이 20년 안팎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피웠던 경험이 있었다. 담배를 피운 적이 아예 없다고 답한 사람은 5명으로 4.8%에 불과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중 96%인 100명에게서 주요 유전자 변형이 발견됐다. 2만여개에 달하는 인간의 유전자 중에서 평균 400여개가 손상을 입거나 변형으로 제 모습을 잃었다. 이 가운데 우리 몸을 보호해 왔던 대표적인 종양 억제 유전자인 TP53의 경우 전체 환자의 80%(84명)가 정상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에 세계 최초로 편평상피세포 폐암환자에게서 FGFR3과 TACC3 유전자가 서로 융합돼 있는 것을 발견해 보고했다. 이들 두 유전자의 경우 평소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흡연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유전자 재배열과 융합을 일으켜 폐에서 세포증식과 분열을 반복하도록 작용한다.

연구팀은 "흡연에 따라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또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서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전자 변형, 결합 등이 시작돼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 이를 되돌릴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5년 상대 생존율이 15% 안팎으로 낮은 폐암에서 이러한 유전자 변형이 온 경우 꼭 맞는 표적치료제가 아직까지 없다.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는 것이 유전자 변형을 막고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의미다. 다만 FGFR3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인 상태여서 이번에 박근칠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FGFR3-TACC3 결합에 따른 폐암은 조만간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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